• 북한이 전작권 전환을 갈망(渴望)하는 이유

    북한이 정작 전작권 전환을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면전을 도발하기 위해서다

    코나스(김성만)    

  • 우리 국방부는 2013년 7월 19일 우리측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점 재연기 제안과 관련, “2013년 5월 초에 한미연합군사령관에게 설명했고 적절한 채널을 통해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에게도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13년 7월 30일~31일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통합국방협의체(KIDD) 첫날 회의에서 미측과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추진상황을 점검했으며, 이 자리에서 미측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북한 핵위협 등을 우선조건으로 감안한 전환시기 재검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정부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그런데 북한이 이런 움직임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대하고 나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금년 5월 1일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북한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3년 7월 31일 ‘자주권 실현을 외면하는 비굴한 처사’라는 개인필명의 논평에서 “있지도 않은 ‘북핵 위협’을 구실로 전작권을 또다시 연기하려는 주요 목적은 미국의 환심을 얻어 국제적인 반공화국 압박공세를 더 한층 강화함으로써 북침야망을 기어코 실현해보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남조선 집권 세력은 ‘북핵 위협 등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변명하지만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극도로 증대하는 장본인은 다름 아닌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라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신문은 또 “세계적으로 군대의 지휘권과 같은 초보적인 주권마저 외세의 수중에 내맡기고 그것을 돌려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남조선 당국자들뿐”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2013년 7월 19일 우리 정부가 전작권 전환시점의 재연기를 미국에 제안한 것에 대해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은 이날 “괴뢰패당이 전작권 전환시기를 더 연기함으로써 미제의 남조선 영구강점에 구실을 마련해주고 미제와의 군사적 공조를 더 강화하여 북침야망을 기어이 실현해 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의 재연기를 제안한 사실이 2013년 7월 17일 보도되고 나서 나온 북한의 첫 반응이다. 평양방송은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0년 7월 맥아더 유엔군사령관(다국적 연합군사령부)에게 한국군의 전작권을 넘긴 사실을 거론하며 이번 전작권 재연기 제안을 “이승만 역도의 반역행위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작권 전환연기를 수수방관하면 남북대결과 한반도 긴장이 더욱 격화되고 ‘북침전쟁’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괴뢰패당의 추태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한미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현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유사한 연합지휘구조(연합전구사령부) 유지를 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우리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2013년 6월 6일 비난했다. 그리고 노동신문은 2013년 5월 1일 한미 양국 일각에서 2015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환수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북침야망을 기어이 실현해보자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북한이 정작 전작권 전환을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면전을 도발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한미연합사가 해체(전작권 전환)되는 2015년 12월 1일 이후를 결정적인 시기로 판단하고 전쟁준비를 강행하고 있다.
    신형전차 증강(900대)과 황해도지역에 전진배치, 연간 잠수정 20척 건조, 240mm 방사포 휴전선 전방 배치, 300mm 방사포 개발 시험, 개성공단 중단조치 등이다.

    전차 증강에 40억(4.5조원 추정) 달러가 들었고 잠수정 건조에 연간 7억불이 소요된다.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8~9천만 달러에 불과하다. 개성공단을 폐쇄해야 남침기동로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한미연합사가 해체되지 않으면 북한은 도발(국지전, 전면전)을 시도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한미연합사의 평시 임무는 ‘전쟁억제를 위한 위기관리, 북한의 국지도발에 한미가 공동대응’이고, 전시 임무(전쟁억제가 실패할 경우)는 ‘최단기간 내 북한군을 궤멸하고 한국주도의 한반도 통일 달성’이다.

    북한은 지난 3월~4월에 전쟁도발 위기를 조성(외국인 철수 요구, 정전협정 폐기, 전투태세 돌입선언 등)했다. 그런데 한미연합사가 평시 전쟁억제 임무 수행을 위해 항모전투단과 핵잠수함, B-52 및 B-2폭격기, F-22스텔스 전투기 등을 한반도로 긴급 배치함에 따라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그래서 북한은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을 그토록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konas.net)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