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주민번호' 해당 PC

    고유식별번호 수집 논란

    "개인정보 노출 위험"…이용자들 거센 반발 예상




      카카오가 개인용 컴퓨터(PC)의 고유식별번호를 수집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정보기술(IT), 포털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0일 정식 출범한 카카오톡 PC판에서 개인용 컴퓨터의 고유식별번호인 MAC 주소(맥주소)를 수집하고 있다.

    MAC 주소는 특정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랜카드(네트워크에 접속해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치)에 저장된다.

    아이피(IP)주소는 네트워크상에서 사용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만, MAC 주소는 기기 본체를 분해해 랜카드를 바꾸지 않는 한 변경할 수 없다.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인 셈이다.

    문제는 MAC 주소가 사용자의 위치와 접속 정보뿐 아니라 다른 개인정보도 노출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한 보안전문가는 "MAC 주소를 수집하는 업체는 이용자의 컴퓨터가 해당 서비스에 접속한 기록뿐 아니라 이용자의 신원을 식별하는데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MAC 주소를 수집하려면 사용자 컴퓨터에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데 업체가 따로 알려주지 않으면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프로그램이 설치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10년 SK커뮤니케이션즈도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에서 MAC 주소를 수집기로 했다가 개인 정보를 노출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용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결국 방침을 철회했다.

    카카오가 이런 민감한 문제를 온라인 사이트 회원가입 때 통상적으로 알리는 '개인정보 취급방침'에다 별도의 설명 없이 고지 했다는 점도 문제다.

    컴퓨터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약관을 보더라도 MAC 주소 수집이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더구나 용어도 'MAC 주소'가 아닌 '랜카드 정보'로 애매하게 표현돼 있다.

    카카오톡 모바일 버전을 쓰는 이모씨(30·교사)는 "MAC 주소가 이런 것인 줄 알게 된 이상 카카오톡 PC버전을 내려받지는 않을 것 같다"며 "최소한 이용자가 의미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PC버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중복 로그인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 차원에서 MAC주소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경쟁 서비스인 NHN의 라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 SK컴즈의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는 현재 MAC 주소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