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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동맥 코넥스 7월1일 개장상장사 20∼30곳으로 출범…연내 50여곳 상장 목표내달 3일 모의시장 개장하고 7일까지 상장심사 접수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시장 개설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많은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코넥스시장 상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대만큼 불안감도 존재한다. 과거 유사한 시험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목적으로 운영된 프리보드 시험은 성공하지 못했고 자칫 코넥스시장 개설 초기에 투기과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이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코넥스시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코넥스시장 개설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코넥스는 기존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에 이어 제3의 장내 주식시장이 생긴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역학 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코넥스시장에 힘을 쏟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를 실현할 금융 동맥으로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코넥스 진입을 준비하는 벤처·중소기업들도 은행이나 정책자금에 의존해야 하는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화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코넥스가 침체에 빠진 증권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그동안 벤처·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중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적지 않다.
장외시장이지만 비슷한 목적으로 설립된 프리보드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불안감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자본시장이 생긴 것은 1956년 3월 3일로 57년 전이다. 지금의 유가증권시장이 생긴 것으로 출범 당시에는 상장사가 12곳에 그쳤다.
이후 경제 발전을 거듭하며 자본시장이 육성되자 1996년 7월 1일 미국의 나스닥시장을 벤치마킹한 코스닥시장이 개설됐다. 이때는 상장사가 331곳에 달했다.
코스닥시장이 개설된 지 정확히 17년 만에 제3의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이 탄생한다.
국내 자본시장 역사에서 또다시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자본시장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의 양대 축에서 코넥스시장과 더불어 삼각편대로 재편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창조경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추진됐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실현하려면 도전정신에 입각한 벤처기업이 많이 생기고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창업 초기단계의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회수할 수 있도록 새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기존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과 경쟁 관계가 아니라 진입이 좀 더 자유로운 제3시장 필요성이 대두한 것이다.
코스닥시장이 일반투자자의 거래를 위한 유통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코넥스시장은 벤처·중소기업들이 주식을 발행해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코넥스는 일반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도 아니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전문성과 위험 감내 능력을 갖춘 자본시장법상의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 고액자산가에게만 참여가 허용된다. 고액자산가는 기본예탁금 3억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유재훈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코넥스는 코스닥의 Pre-IPO 시장으로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창업 초기 기업들이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코스닥과는 그 역할이 분명히 구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코넥스 진입 장벽은 상당히 낮다. 상장 요건이 엄격한 탓에 중소기업의 코스닥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상장 요건과 공시 부담을 대폭 완화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의무 공시항목이 64개인 데 반해 코넥스는 29개에 불과하다.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면 코스닥시장에 상응하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벤처캐피탈이 코넥스 상장 2년 이내 기업의 신주에 투자할 때는 비상장 벤처기업 신주 투자와 같은 세제 혜택도 적용된다.
코넥스시장 개설이 당장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정자문인으로 선정된 증권사들은 벤처·중소기업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작업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에 코넥스시장을 준비하며 지정자문인 제도를 도입했다.
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진입을 원하는 창업·중소기업을 심사해 상장을 돕고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의 능력을 키워 코스닥시장 진출을 돕는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의 중소기업 전용 국제시장인 AIM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AIM 시장에서는 상장에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지정자문인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정자문인 제도를 둔 것은 기업들이 계속 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어서 증권사들도 신중하게 기업을 선택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 5곳과 교보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6곳 등 총 11곳이 선정됐다.
거래소는 다음달 3일 모의시장을 열어 테스트하는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7일까지 상장심사 접수를 하고 24∼25일께 최종 상장기업을 결정한 뒤 7월 1일 오전 9시 코넥스시장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지정자문인으로 지정된 11개 증권사가 2∼3곳 정도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 초기에는 상장사 20∼30곳 정도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연말까지 50개 정도는 상장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 "코넥스에서 제대로 성장하면 코스닥으로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본력이 부족한 기업, 적자가 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로 바이오, 테크놀로지, IT 분야의 벤처기업들이 해당한다.
그러나 코넥스시장이 코스닥시장과 차별성을 두지 못하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과거 프리보드시장의 실패 경험도 있다.
벤처·중소기업의 자금창구 역할을 목표로 2005년 7월 13일 출범한 프리보드시장의 경우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코넥스시장까지 생기면 계속 유지할 수도 없고 폐지할 수도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코스닥시장도 처음에는 상장하려던 기업이 많지 않아 점차 진입 장벽을 낮췄는데 코넥스가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기 때문에 능력이 부족한 기업이 상장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만큼 지정자문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또 시장 출범 초반에는 투기도 벌어지곤 해 이번에도 얼마나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느냐 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떤 시장이든 초반에는 투기가 많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투기가 한번 벌어지면 지정자문인이라도 큰 역할을 하진 못할 것 같다"며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