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배우] 산중칩거후 록가수로 변신<진달래밴드> 등 무명밴드와 콘서트SNL서 코믹 연기로 [허세 버리기] 안간힘외골수 이미지 벗고, 대중과 [화해의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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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일 오후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최민수의 토크 콘서트 ‘민수야 놀자’ 기자간담회 및 쇼케이스가 열렸다.
    ▲ 20일 오후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최민수의 토크 콘서트 ‘민수야 놀자’ 기자간담회 및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 배우의 이름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몇 가지 있다.

    할리데이비슨, 쇠구슬이 박힌 가죽 워커, 찢어진 청바지, 덥수룩한 수염…. 

    어느새 반백년을 훌쩍 넘은 나이가 됐지만, 자유분방한 스타일은
    혈기왕성한 20대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모습 뿐 아니라, 말투도 여전하다. 시종일관 건방지고(?), 당당했다.

    대한민국에서 이처럼 [자기 확신에 찬] 배우가 또 있을까? 

    배우 최민수를 바라보면, 누구도 허물 수 없는 자신만의 [고집]이 읽혀진다. 

    옷차림부터 걸음걸이, 말투 하나하나까지 최민수만의 [수컷 냄새]로 가득하다.


    "제가 '허세'를 부린다구요? 솔직히 인정합니다.
    사실 허세가 없으면 무슨 매력이 있습니까?
    남자에겐 때론 허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부리는 허세마저도 [정당화]시키는 남자. 

    자칫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같은 자신감은 최민수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수년 전 노인 폭행 사건에 연루됐을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최민수는 70대 노인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가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썼지만,
    이를 일일이 반박하지 않고 대중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건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 카메라를 향해 무릎을 꿇은 그를 바라보며 다수의 팬들은
    그가 온라인에 떠도는 것처럼 파렴치한 행위를 했다고 확신했다.
    최민수의 사과는 [행위]가 아닌 [결과]에 대한 사과였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은, 최민수의 [진심]을 정반대로 받아들였다.

    이후 최민수가 가족을 등진 채 장기간 [산중칩거]를 이어가면서 [배우 최민수]는,
    점점 [기인] [이단아]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때 벌어진 최민수와 대중 간의 [간극]은,
    한때 [국민배우]였던 그에게 여전히 메워지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산 속에서 [장고의 시간]을 보낸 최민수는 이 문제의 해답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았다.

    [내가 먼저 변하자] [내가 먼저 다가가자] 

    최민수가 이런 말을 내뱉은 적은 없지만,
    <SNL코리아>에 출연해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이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눈물을 쏟는 모습은,
    그의 [내면세계]가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20일 서울 홍대 앞 롤링홀에서 만난 최민수는, 겉모습은 예전 그대로였지만,
    표정이나 분위기는 한결 유연해진 모습이었다.

     

    "좋은 사람들을 소개해 드리고 싶구요.
    좋은 노래를 많은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그 뿐입니다."



    이날 최민수는 "오는 6월 말 토크콘서트 <민수야 놀자>를 열 계획"이라면서
    "이번 공연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고안한 콘서트"라고 밝혔다.



    "말 그대로 그냥 놀자는 게 이번 공연의 컨셉트입니다.
    노는 데 무슨 형식이 있나요?
    마음만 맞으면 노는 거죠.
    저는 그냥 여러분들이 노는 장을 여는 것뿐입니다."



    그는 "누군가 뭔가를 하고 싶고, 말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다 내게로 와 달라"며 "자신이 음악으로 또는 연기로 이런 고민들을 표현해보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꿈과 이상을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중의 [바람]을 함께 끌어안겠다는 말이다.

    고집불통에 자기만 아는 [외골수]로만 여겨졌던 그가
    "앞으로는 (남을 위해)덜 편하게 세상을 살겠다"고 천명한 것.

    최민수는 '세상의 수많은 왕따들을 위해 노래하겠다"며 "자신의 [작은 변화]가,
    소외되고 버림받는 이들에게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토크 콘서트 <민수야 놀자>에서, 최민수와 함께 무대에 오를 가수들도
    그의 표현대로라면 [세상의 왕따들]이다.


    "세상 속에서 할 줄 아는 게 전혀 없는 불쌍한 친구들이에요.
    하지만 음악 할 때만큼은 진정성이 살아 있습니다. 가슴에 골이 많은 친구들이죠.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이 필요합니다."



    <진달래밴드>,가수 <HO(본명 김호상)> 등 주류에서 한참 벗어난 가수들이,
    최민수의 손에 이끌려 이번 콘서트에 오르게 될 주인공들이다.



    "거리에는 악사나 화가, 시인들이 많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리가 메말랐죠. 많은 친구들이 지하에만 머물고 있어요.
    전 그 보석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선 최민수가 산 속에 머물 때
    아내를 위해 만들었던 [자작곡] 다수가 연주될 예정이다.



    "<피노키오> <녹슨 바이크의 안장> <스모키 마운틴> 등,
    이 세상에 초대받지 못한 자들을 위해 곡을 만들었어요.
    제 자신을 돌아보던 중 결국 와이프를 떠올렸고, 노래를 부르게 됐죠."


    특히 최민수는 자작곡 <피노키오>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지난 20년 동안 아내가 한결같이 저를 사랑해주셨어요.
    어느날 제가 아내 입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얼마나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겠어요.
    저를 피노키오에, 아내를 제페토 할아버지에 대입해 그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동안 써 놓은 곡이 6∼7곡 된다"는 그는
    "곡이 차곡차곡 쌓이면 정규 앨범을 또 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저는 제가 제 음악에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항상 음악을 처음 대하는 것처럼 음악하고 싶습니다.


    최민수가 속한 36.5 밴드와 진달래 밴드, 가수 HO가 한 무대에 서는 토크 콘서트
    <민수야 놀자>는 6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