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의 숙주 노릇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 김한길과 안철수


  •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민주당에 대한 최근 지지도는 12%였다.
    그런데 [안철수 현상]에 대한 지지도는 26%, 무려 두 배 이상이었다.
    호남에서도 안철수 지지가 만만찮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면 이것은 제2의 [안철수 현상]이라고 부를 만도 할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미 대선기간의 어설픈 단일화 개념을 접고,
    [독자세력화]를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주문을 해야 할 것인가?

    결론을 앞세운다면,
    안철수 의원이 진실로 한국 당대사(當代史)의 유의미(有意味)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면,
    그는 마땅히 당면의 최우선 과제를 정권교체 이전에 야권(野圈)교체에 두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제헌(制憲)정신, 헌법정신, 헌법가치, 헌법체제가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란 무엇인가?
    전체주의냐 다원주의(多元主義, poliarchy)냐의 절체절명의 [한반도 투쟁]에서,
    후자를 수호하라는 명령이다.
    참다운 보수도, 참다운 진보도, 참다운 중도도 [전체주의 폭압] 아래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보수주의 여당도, 자유주의 여-야당도, 중도야당도, 진보야당도,
    다원주의 정치체제를 수호하는 투쟁에선 [한 마음]이란 틀 속에서만 그 존재가 유의미할 수 있다.

    민주당은 바로 그런 [충성스러운 보수-자유 통합 야당]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래 386 세대 등 이른바 NL 운동권이 대거 침투하면서부터,
    그런 당초의 민주당은 변질 당했다.
    김한길 지도부가 들어선 시점을 전후해서,
    민주당에는 “이래선 안 된다”는 자성(自省)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자성이 얼마나 현실의 힘으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다.
    NL 증후군은 결코 간단한 부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이 할 일은 그래서,
    그런 [변질된 민주당]을 대치할 새로운 [중도야당], [미국 민주당 같은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의 비(非) NL 사람들, 현재의 민주당을 못마땅해 하는 호남 유권자들과 무당파 유권자들의 칸막이를 트는 작업을 생각해야 한다.

    민주당의 신(新)주류로 부상한 김한길 체제 역시,
    [현재의 민주당]에 매이지 말고 [안철수 현상]과 맞물려,
    일찍이 1950년대에 그들의 원조(元祖)들이,
    민국당(民國黨)이란 폐쇄적인 구각을 탈피해,
    장면(張勉) 박사의 신파(新派)와 더불어 [호헌동지회]를 만들고,
    그 여세를 몰아 오늘의 민주당의 원류(源流)를 창출했던 전례를 귀감(龜鑑)으로 참고할 만하다.

     NL의 숙주(宿主) 노릇을 떨쳐버려야만,
    민주당은 [헌법애국주의]에 투철한 대안정당으로서 우뚝 설 수 있다.
    그래야만 한국 야당이 피고 대한민국이 잘 될 수 있다.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과연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그 만한 문제의식과 용기를 가지고 있을까?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