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출근… 개성공단 정상 출경 진행

북한이 최근 '전시상황' 선언에 이어 '개성공단 폐쇄' 위협을 가했는데도 우리 정부는 1일 입주기업 직원들의 출경에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북한도 이날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출·입경 승인을 우회 통보했다.
이날 첫 출경 시각은 오전 8시 30분으로 남북출입사무소(CIQ) 출·입경 인원은 각각 853명, 355명이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을 통해 "이 시각부터 남북관계는 전시상화에들어간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는 "괴뢰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처없이 차단, 폐쇄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럼에도 불구,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성과 서울 현지 간에는 24시간 상황관리체제를 운영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남북관계의 종착역은 아니다.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관계가 남과 북이 서로 평화와 번영을 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될 상징적인 사업이다.

북한의 위협은 남북관계 발전과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김형석 대변인은 "우리는 긴 호흡을 갖고, 또 비록 북한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조바심을 내거나, 안달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북한은 이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항상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임과 동시에, 또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성원으로서 같이 협력하고, 같이 평화와 번영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 있다."

북한의 통일전선부(남한의 국가정보원에 해당) 출신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는 지난 31일 칼럼에서 개성공단에 파견된 우리 근로자들이 전쟁포로가 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하루 빨리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번 성명(3월 30일,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에서 주목할 부분은 <남북 사이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전시법대로 처리할 것이다>는 문구가 있다.

이는 국지전 도발을 감행하고 동상파괴나 북한 내륙의 보복으로 이어질 경우, 전시법의 처형대상으로 잡아두겠다는 심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같은 날 북한이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 없이 폐쇄해버릴 것>이라고 협박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전쟁인질] 상황이 현실화 된다면,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소심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북한 강경세력과의 협상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게 된다."

장진성 대표는 개성공단 인력을 철수하는 것은 "북한에 큰 압박이 된다"고 했다.

"개성공단이라는 외화출구가 막히면, 북한 내 강경세력의 입지도 그만큼 좁아지기 마련이다. 박근혜 정부가 늦장을 부리는 사이 북한의 무력도발 계획이 보다 구체화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