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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둔 뒤 관중이 건넨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는 박종우 선수. ⓒ 연합뉴스
박종우 동메달 수여 확정
대한민국 스포츠외교의 승리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도세레머니'를 펼쳐 동메달 수여가 유보됐던 박종우에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낭보를 전해왔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IOC는 12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 박종우에게 동메달을 수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별도의 시상식은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IOC는 박종우에게 동메달을 수여하는 대신, 올림픽 출전 선수의 부적절한 행동을 규제하지 못하고 사전에 교육을 시키지 않은 대한체육회에 대해 엄중한 '경고' 조치를 내렸다.
나아가 IOC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올림픽에 출전할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마인드'와 '올림픽 헌장 준수'를 교육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올림픽 헌장 입문 트레이닝)을 마련할 것을 대한체육회 측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3월 31일까지 해당 프로그램을 수립해 IO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박종우는 지난해 8월 11일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둔 뒤 관중이 건넨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을 돌았다.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를 접한 IOC는 이 행위가 '선수들이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을 금하는 내용'을 담은 IOC헌장 제50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동메달 수여를 보류했다.
IOC헌장 50조에 따르면 해당 행위로 적발될시 '메달 박탈'이나, 선수 자격을 취소하는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파장이 커지자 대한축구협회는 8월 16일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FIFA 본부로 급파, 박종우 사건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종우가 승리에 도취된 나머지 무심코 관중이 던진 플래카드를 들고 뛰었을 뿐"이라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했으나, "한국 선수가 국제 경기에서 노골적인 정치시위를 벌였다"는 일본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한일 양국의 신경전이 과열되면서 FIFA 역시 과도한 부담감을 느끼는 듯 했다.
FIFA는 당초 10월 5일 박종우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돌연 발표를 연기하고 산하 기구에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
몸이 달아오른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직접 취리히로 날아가 FIFA 관계자들을 만나 '대면 설득'에 나섰고 박종우는 친필로 경위서를 작성, 자신의 행동이 우발적인 것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논의 연기를 수차례 거듭한 끝에 FIFA는 지난해 12월 3일 "박종우의 독도세리머니가 FIFA 징계규정과 런던올림픽대회 규정을 위반했다"며 박종우에게 국가대표팀 A매치 2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3500 스위스 프랑(한화 41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이는 통상적으로 선수가 가벼운 욕설을 했을 때 내려지는 징계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FIFA의 '가벼운 징계'로 부담을 덜어낸 IOC는 지난 12일 박종우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 '경고 조치 후 동메달 수여'라는 절충안을 내놓게 됐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IOC와 FIFA 양측에 ▲박종우의 행위가 사전에 계획된 시위가 아니며 ▲경기 중 발생한 우발적인 상황이었음을 적극 설명해 왔다.
한때 조중연 회장 명의로 '유감'의 뜻이 담긴 영문 이메일을 일본축구협회장에게 보내, '저자세 외교'를 보였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 축구협회는 이번 동메달 획득으로 한국 스포츠 외교사에 한 획을 긋는 수훈을 세우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