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많아야 500달러. 세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 증가. 결혼적령기는 18세까지 낮아질 것이다."

    1964년 경희대 학생들이 전망한 2049년의 모습이다.

    20일 경희대에 따르면 설립자 고(故) 조영식 박사는 당시 5개 단과대학 재학생(1천여명 추정)을 대상으로 개교 50주년(1999년)과 100주년(2049년)의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보내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학생들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1999년에는 300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는 대답이 28%로 가장 많았고 200달러(25%), 100달러(25%) 순으로 뒤를 이었다. 1964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20달러였다.

    학생들은 2049년에는 500달러(29%), 400달러(25%), 300달러(25%)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실제 1인당 국민소득은 1999년 9천554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학생들은 "1999년과 2049년 가장 큰 세계 문제는 각각 무엇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구증가'(38%)를 우선 꼽았다. 이어 '식량난 해결'(21%), '도덕적 부패'(5%) 등을 우려했다.

    1999년의 결혼적령기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3분의 1이 25세라고 답했고, 2049년에 대한 같은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학생(53%)이 18세라고 꼽았다.

    학교 관계자는 "만혼 경향이 심화하는 현실과는 반대로 초혼연령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한 점이 흥미롭다"며 "당시 젊은이들은 실제보다 훨씬 '소박하게' 세상을 바라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같은 해 구성원에게 보내는 '미래 메시지'를 발표하며 "개교 50주년과 100주년 기념일에 이 메시지를 개봉하고 구성원과 공유하라"고 주문했다.

    경희대 중앙도서관 정초석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던 메시지 책자 4권은 지난 10월 조 박사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본관 학원장실 금고에서 발견됐다. 이와 함께 설문조사 내용을 담은 책 2권도 함께 나왔다.

    조 박사는 "숭고한 인류의 사명을 되새겨 민족적ㆍ인류적 대임을 자각하고 이 학원을 아끼고 사랑해 달라"며 "우리겨레와 인류사회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학원이 되도록 키워달라"고 전했다.

    경희대는 21일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송년회 '매그놀리아 2012' 행사에서 미래 메시지 원본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