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캠프 해단식.. 영상 마지막 자막은 'The and'"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 '검은 정장에 하늘색 셔츠 '노타이' 차림'

    '머리는 대충 흘러내리는대로 ‘2대8' 가르마 스타일.'

    3일 오후 3시 6분께 이같은 모습으로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서울 공평동 진심캠프로 들어섰다. '안철수 캠프'의 해단식이 열린 날이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 사진공동취재단

    안 전 후보는 대선 일정에선 헤어제품을 이용해 머리를 고정시켰었고, 기자회견에선 넥타이도 자주 맸었다. 약간은 촌스러운 듯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6분 가량 지각한 안 전 후보는 환한 미소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바라봤다. 사퇴 선언을 한 지난 23일 엄숙한 표정을 지었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딴 판이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 사진공동취재단

    안 전 후보는 지난달 23일 후보 사퇴 기자회견 후 열흘 만에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토크콘서트 무대에 오를 때 모습처럼 보였다.

    기다리고 있던 자원봉사자, 지지자들 1천여명은 그의 이름을 부르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들은 안 전 후보가 인사말을 할 땐 "사랑합니다, 응원합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만들어 준 새 정치 물결,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더욱 담대한 의지로 나아갈 것입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 사진공동취재단

    해단식은 ‘안철수의 약속, 66일간의 기록' 영상 상영, 자원봉사자 소감 발표 및 메시지 영상 상영, 안 전 후보 인사말 순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40여분간 진행됐다.

    이날 일부 지지자들은 울먹이며 안 전 후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행사 종료 후 안 전 후보는 민원실로 쓰이던 5층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도 했다. 기자들과도 사진을 찍었다.

     “안철수 캠프는 오늘 해단하지만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안철수의 약속, 66일간의 기록' 영상의 마지막 자막도 다음과 같았다.

    'THE AND…'

    정치인(?) 같은 발언은 딱 1대목 뿐이었다.

    “사퇴 기자회견 때 ‘정권교체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했다.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 희망을 만들어온 지지자 여러분들이 이제 큰마음으로 제 뜻 받아들여 주실 것으로 믿는다.”
     - 해단식 발언 中 -

    다음은 전문이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 사진공동취재단

    감사에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나온 여정 돌아보니까 저는 여러분께 평생 다 갚지 못할 빚을 졌습니다. 아직 저는 여러분의 아름다운 열정을 제 가슴속에 다 새기지는 못했습니다. 아직 저는 여러분들 얼굴 하나하나를 제 가슴속에 다 담지 못했습니다.

    오늘 진심캠프는 해단합니다만 지나간 나날을 감사하며 살아도 모자랄 것임을 이미 저는 절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의 주역이었던 지지자여러분들 팬클럽 회원여러분들, 또 어려운 여건 이겨내면서 성심으로 뛰었던 캠프의 일꾼들, 전국에서 정성을 다해 민심을 모아내던 지역포럼 회원 분들, 밤새 공약 토론하고 다듬던 정책포럼 회원 분들, 지혜를 주셨던 국정자문단, 국민소통자문단, 노동연대센터를 비롯한 많은 자문위원분들, 그리고 생업을 뒤로하고 궂은일들 도맡아 주셨던 시민자원봉사자 여러분.

    지난 66일 바로 여러분들이 안철수였습니다. 저는 여러분들 진심어린 눈빛, 헌신적인 손길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감사인사 드립니다.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셨던 새 정치 물결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저는 더욱 담대한 의지로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제 부족함 때문에 도중에 후보직을 내려놓아 많은 분들에게 상심을 드렸습니다. 미리 설명 드리지 못하고 상의 드리지 못해서 참으로 죄송합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서 깊이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국민들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11월 23일 제 사퇴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국민적인 우려를 담아서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국민여망과는 정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대립적인 정치와 일방적인 국정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가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통합하는 선거, 국민들에게 정치혁신, 정치개혁의 희망을 주는 선거, 닥쳐올 경제위기를 대비하고, 사회 대통합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캠프 자원봉사자 여러분 안철수의 진심캠프는 오늘로 해단을 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국민들께서 만들어 주시고 여러분이 닦아주신 새 정치의 길 위에 저 안철수는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하여 항상 함께 할 것입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여러분과 함께하려는 제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계시기에 저는 항상 감사하며 더욱 힘을 낼 것입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