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007 숀 코네리가 '골드핑거'에서 탔던 애스턴 마틴 DB5 재등장
  • 새로운 007 다니엘 크레이그가 "더 이상 제임스 본드를 맡기 싫다"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느끼한' 제임스 본드를 벗어던진, '마초 제임스 본드'로 명성이 높아졌다.

    처음 그가 '카지노 로열'에 출연했을 때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실망과 분노였다. 하지만 그가 몸으로 보여준 액션과 냉정하면서도 가끔 보여주는 따뜻함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이 같은, 새로운 제임스 본드 상(像)을 보여주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제임스 본드의 상징은 발터 PPK/S 권총과 오메가 시계, 턱시도, 최신형 무기들이 가득찬 '본드카'였다.

  • ▲ 007 스카이폴에 등장한 전설의 본드카 애스턴 마틴 DB5.
    ▲ 007 스카이폴에 등장한 전설의 본드카 애스턴 마틴 DB5.

    그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던 '본드카' 브랜드는 바로 영국산 수제 스포츠카 애스턴 마틴이었다. 이 중에서도 '전설'이 된 차종은 'DB5'. 현재 상영 중인 '스카이폴'에도 등장한다.

    얼핏보면 그저 '클래식카' 같은 이 차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1964년 007 '골드 핑거'를 위해 제작한 4대의 DB5 중 남아 있던 1대가 2010년 11월 영국 런던에 경매로 나왔다. 낙찰가격은 410만 달러. 우리 돈 46억 원에 달했다.

    애스턴 마틴 DB5는 1963년 DB4의 3.7리터 엔진을 4.0리터로 키우고, 4단 변속기대신 5단 수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모델이다. 쿠페와 컨버터블, 왜건 모델이 출시됐다.

    그 중 쿠페는 빈티지(Vantage)로, 컨버터블은 볼란테(Volante), 왜건은 슈팅 브레이크(shooting brake)라는 별칭이 달렸다. 6기통 엔진을 단 DB5는 최대 출력 282마력, 최대 토크 39.7kgm/3850rpm, 최고 속도 230km/h로 당시로서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다.

    1913년 영국 사업가 라이오넬 마틴이 설립한 애스턴 마틴은 한동안 자동차 경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갈수록 경영실적이 악화돼 1987년 포드 자동차에 매각됐다. 2007년에는 쿠웨이트의 오일 재벌과 영국 사업가의 조인트 벤처 회사에 인수됐다.

  • ▲ 007 스카이폴에 등장한 전설의 본드카 애스턴 마틴 DB5.

    애스턴 마틴은 경영 실적과는 상관없이 영국인과 미국인들에게는 '로망'에 가까웠다. 한동안 본드카를 BMW나 로터스 등에 빼앗기기도 했지만 007 '다이 어나더데이'에서부터 다시 '본드카' 자리를 차지했다.

    현재 애스턴 마틴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보여주는 '새로운 007'처럼 '역동적이면서 야생미 넘치는 스포츠카'를 선보이고 있다. 

  • ▲ 출고가만 30억 원에 육박했던 애스턴 마틴의 한정판 스포츠카 'One-77'. 세계 77대 한정 주문생산했다. 물론 모두 팔렸다.
    ▲ 출고가만 30억 원에 육박했던 애스턴 마틴의 한정판 스포츠카 'One-77'. 세계 77대 한정 주문생산했다. 물론 모두 팔렸다.

    지금은 6.0리터 12기통 엔진을 장착한 플래그십 모델 DBS와 보다 작은 8기통 모델 빈티지, DB9의 자리를 대신하는 비라지, 4인승 스포츠 세단 라피드 등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77대 한정판매된 'One-77'은 30억 원에 가까운 판매가격으로 화제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