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7시 청계천 두물다리 '청혼의 벽'에서 특별한 짝이 탄생한다.

    주인공은 오는 17일 결혼식을 앞둔 회사원 오모(37)씨와 김모(29ㆍ여)씨 예비부부. 이들은 1천번째로 청계천 '청혼의 벽' 앞에 선다.

    오후 7시 정각에 예비신랑 오 씨가 이벤트 무대에 등장하면서 이날 행사는 시작된다.

    오 씨가 준비한 영상이 워터스크린에 비친다. 곧이어 예비신부에게 "영원히 같이하고 싶다"는 고백이 이어진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예비신부 김 씨가 '청혼을 승낙하겠다'고 대답하는 순간이다. 축가와 함께 화려한 조명과 폭죽, 하트 분수가 두물다리 일대에 펼쳐진다.

    프러포즈에 성공한 1천번째 커플의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중계되는 가운데 호박 마차에서의 기념촬영, 자물쇠 걸고 언약하기 등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공연팀 '뮤즈'는 뮤지컬 갈라 축하공연으로 마무리를 장식한다.

    예비신랑 오 씨는 "1천번째 신청자라는 연락을 받고 처음엔 당황했는데 많은 분이 우리의 앞날을 축복해 준다는 게 흔치 않은 행운인 것 같아 용기를 냈다"며 소감을 밝혔다.

    오 씨는 청혼 신청 계기에 대해 "올해 초 돌아가신 예비신부의 아버님께 뒤늦게나마 결혼 소식을 전해 드리고 싶어 멋진 프러포즈 방법을 찾다 인터넷에서 '청혼의 벽'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12월24일 '청혼의 벽' 앞에서의 첫 프러포즈 이후 5년 동안 999쌍이 이곳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청혼 당시 미혼이었던 커플 921쌍 중 '청혼의 벽' 이벤트를 계기로 실제 결혼에 이른 사례도 376쌍에 이른다고 시는 설명했다.

    신청자는 연말을 앞둔 10월부터 12월 사이(35.5%)에 가장 많고, 토요일(38,8%)과 금요일(26.6%) 에 몰렸다. 신청자는 남성(87.5%)이 여성보다 훨씬 많지만 최근에는 여성이 프러포즈에 나서는 사례도 잦다고 시는 전했다.

    '청혼의 벽'은 인터넷(http://propose.sisul.or.kr)에서 수∼토요일 중 날짜를 택한 후 사연과 프러포즈 영상이나 사진파일 등을 올리면 된다. 두물다리는 지하철 2호선 용두역 5번 출구와 신설동역 9번 출구에서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