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두 대통령병(病) 환자의 ‘문철수’ 야합(野合)


  • 낯도 간지럽지 않은지! 이게 새 정치란다.  
    문재인+안철수? ‘문철수’ 후보 단일화란 걸 도대체 왜 해야 하는가?  

    이들은 말한다, 새 정치를 위해.  문재인이 입 딱 다물고 있는 안철수를 어떡해든 끌어들여 단일화에 나서게 하려는 걸 보면? 

     인기 좋아 돈 잘 버는 여배우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합방(合房)해 팔자 고치려는 정략결혼이 머릿속에 떠올라 크크크 웃음을 참기 어려워진다. 

    왜 정략결혼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야합(野合)인가? 그걸 찬찬히 설명하려한다. 

    ‘신랑 문재인’과 ‘신부 안철수’가 정상적인 젊은이들이라면 이미 혼담부터 신부가 내건 조건이 맞지 않아 깨졌다고 봐야 한다.  

    안철수가 문재인에게 요구한 정치쇄신부터 문재인이 안철수를 발로 찼다. 

    안철수가 국회의원 정수를 300석에서 200석으로 줄여 국회를 3분의 2 토막 내자는 데 대해 문재인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퇴짜 놓았고, 대통령의 인사권 대상 범위를 10분의 1로 줄여버리겠다고 한데 대해선 “대통령의 인사권 대상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관료와 상층 엘리트의 기득권만을 강화시켜 기득권 재생산 구조를 고착할 수 있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정치쇄신안부터 서로 뜻이 맞지 않으면서 ‘문철수’로 합친다? 단일화 논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서로 ‘가치’와 ‘정책’을 놓고 티격태격하는데, 일단 합방부터 하자? 

    그래서 결혼 하게 되면? 갈라서는 건 시간문제! 국민은 분명히 깨우쳐야 한다. 

    이들이 눈 딱 감고 ‘문철수’로 합쳐 ‘문철수’ 공동정권을 만들면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부터 친문(親文) 세력과 친안(親安) 세력이 피 튀기는 권력투쟁을 벌일 것! 

    4·19 학생혁명 이후 출범한 윤보선 대통령·장면 총리 정권의 혼란한 권력쟁투가 그대로 리플레이될 것! 

    매사 민주주의, 민주주의 외치다가 국정 어느 한 곳 제대로 된 것 없이 혼란만 가중시켜 박정희 군부세력이 군사정변을 일으킬 수 있는 명분만 제공하고 역사의 무대에서 가장 무능한 정권으로 기록된 민주당 정권! 

    오로지 국가 요직 나눠먹기에만 혈안이 되다가 군홧발이 쳐들어오자 대통령 윤보선의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한탄과 함께 고꾸라진 민주당 정권! 총리 장면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수도원으로 도망가고! 

    ‘문철수’ 정권은 민주당 정권의 무능과 혼란을 그대로 재현하고야 말 것! 

    김대중·김종필의 DJP 연합정권도 합의문에 ‘내각제 개헌’이라고 써놓고서도 대통령 자리를 차지한 DJ세력은 집권하는 순간부터 내각제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사사건건 국무총리 JP를 견제하며 내쫓지 못해 안달하다가 끝내 JP가 3년 반 만에 걸어 나가게 했다. 

    JP는 동국대 교수 강정구가 평양 만경대 비망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라고 쓸 수 있도록 방북 허가증을 내준 통일부 장관 임동원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가결시켜 DJ의 뒤통수를 때렸다.

    1960년대 초 야당 내 ‘민주주의’라는 구호 하나만 갖고 신파(新派)·구파(舊派)가 연합해 만든 민주당 정권→DJP 공동정권→2002년 정몽준의 지지철회로 탄생한 노무현 나홀로 정권 모두 무참히 실패했다. 

    안철수 쪽에서 문재인 쪽의 단일화 논의에 당장 나서지 않겠다고 하는 소리를 들어보면 기도 차지 않는다. “종합적인 공약을 11월10일 발표하기 때문”이란다. 

    11월10일이면? 12·19 대선일이 고작 1달 9일 남는다. 공약도 만들어 놓지 않고 인기 하나 갖고 대권을 잡는다? 

    그 다음날인 11월11일부터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 후보등록일인 11월25, 26일까지 ‘문철수’를 만들어낸다 해도 불과 2주일 안에 ‘문철수 정책집’을 내놓을 수 있다? 

    오로지 정권 잡기 위해 일단 합치고 보자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야합!  정계입문한지 6개월, 1달 남짓한 두 대통령병(病) 환자의 묻지마 야합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분명한 논리적 근거! 

    더 기막힌 건 단일화 방식으로 문재인 쪽에서 ‘국민참여경선’과 ‘현장투표’를 제안한 것.  
    국민참여경선? 민주당에 안철수 입당시켜 친노세력 몽땅 동원한 ‘모바일 떼기’로 쓰러뜨리겠다는 술수. 

    현장투표? 누굴 현장에 데려다가 투표한다는 것인지. 대통령 후보를 동원된 사람들 몇백 명 정도 모여 인기투표로 뽑나! 

    더 웃기는 건 안철수의 여론조사 방식. 문재인보다 앞선 여론조사로 대권을 날로 꿀꺽 삼키겠다는 심보. 이런 게 새 정치?  
    정말 국가권력에 대한 경외감이 없는 대통령병 환자들의 대권 놀음에, 그야말로 피곤하고 피곤하다. 

    무슨 이런 대선이 다 있나!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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