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파 등 중진급 의원들 "지도부 사퇴 입장 곧 밝힐 것"황우여·이한구·서병수 등 퇴진론에 선대위 배제 가능성도
  •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향군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향군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선을 두달 여 앞두고 새누리당이 '인적쇄신안'을 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8일 "여기서 판을 다 뒤집어서 어떻게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는가"라고 일축 했지만 현장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선대위의 양 축이라 할 수 있는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민주당 한광옥 전 상임고문 인선에 따른 배수진을 쳤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경제민주화' 논의로 이한구 원내대표와 갈등을 빚으며 인적쇄신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쇄신파와 전 비대위원들까지 합쳐 현 지도부와 친박 퇴진을 요구하는 '힘겨루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전일 친박계는 '최경환 비서실장 사퇴'라는 카드로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오히려 김종인 위원장이 쇄신파 및 전 비대위원들과 힘을 합쳐 황우여 대표-이한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를 밀어 붙이는 형국으로 파문이 커졌다.

    김 위원장 한 측근은 "지금 상태로는 대선을 임할 수 없다는 김 위원장 생각이 확고한 것 같다"고 했다. "박 후보도 역할을 줬으면 그에 맞게 논의도 같이 하고 소통도 해야 한다. 어찌 보면 지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박 후보 자신에게 있다"고도 부연했다. 

    쇄신파로 통하는 김성태·김세연 의원들도 김 위원장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박 후보나 지도부가 위기에 대한 인식을 못하고 있다"며 재선 이상 의원들의 모임을 가진 사실을 밝혔다. 이 모임에서는 당내 지도부 사퇴에 대한 입장을 곧 공개적으로 밝히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세연 의원은 이날 저녁 전 비상대책위원들과 긴급회동을 가졌다. 지난해 말 당이 위기에 빠졌을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비대위 활동을 하며 당명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뜯어 고쳤다.

    이 자리에서는 "박 후보에게 비대위가 출범할 당시 지녔던 초심에 대해 다시 상기시켜줘야 한다"는 쪽으로 뜻이 쏠렸다고 한다. 한 비대위원은 "당의 쇄신을 확실히 보이기 위해선 이한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당 안팎의 '쇄신' 분위기와는 달리 당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인적쇄신의 요구를 일종의 '정치적 권력다툼'으로 보는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가 내일 모레인데 막바지에 모든 것을 교체하자며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했다.

    "위기 상황 때는 항상 당이 시끄러웠다. 내부 권력과 자리싸움이 있는 것이 정치권의 특징이다. 남을 손가락질하기 앞서 '나는 수수방관하지 않았나',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나'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그런(모든 걸 바꾸자는) 얘기를 할 때가 있다."
     - 박근혜 대통령 후보

    또 김 위원장과 쇄신파의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선 "선거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다 뒤엎어 새로 시작하자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선거를 포기하자는 얘기나 같다. (쇄신에도) 다 때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후보 측 일각에서는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의 거취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직 공동 선대위원장이 예상되는 황우여 대표나 선대위 의장단에 이미 임명된 이한구 원내대표를 선대위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