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산업화에 기여했지만 권력의 사유화는 정당화될 수 없다"'건국대통령' 이승만은 잘못만 지적 "또 한분의 불행한 대통령"
  • ▲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있다. 2012.9.20 ⓒ 연합뉴스
    ▲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있다. 2012.9.20 ⓒ 연합뉴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0일 "고통스럽고 괴로운 역사도 우리의 역사입니다. 지난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생각으로 전직 대통령 묘소를 모두 다녀왔습니다"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유를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 집안에서도 조상들을 돌아보며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후손들은 되돌아봅니다. 그렇게 역사 위에 현재가 있고 또 미래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이 앞장서고, 국민은 뒤따라가는 시대를 넘어서야 합니다.

    나쁜 역사를 극복하고 좋은 역사를 계승해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고, 과거의 성과에서 또 배우고 계승하여 좋은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 안철수 후보는 세 전직 대통령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그분의 고난과 헌신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IMF 환란 위기 속에서 IT 강국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복지국가의 기초를 다졌던 그 노력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애써 내딛은 남북관계의 첫 발은 국론분열과 정치적 대립 속에 정체되어 있습니다. 경제위기는 넘어섰지만, 양극화는 심화되었습니다."

    -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그 시대에 우리의 산업의 근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반면에 이를 위해 노동자, 농민 등 너무 많은 이들의 인내와 희생이 요구되었습니다. 법과 절차를 넘어선 권력의 사유화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또 한분의 불행한 대통령이라며)
    "4.19의거의 희생과 헌신은 우리의 헌법정신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정치인의 잘못을 국민이 감당하고 극복해 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국민들의 인내와 희생과 헌신이 우리의 힘입니다."

     

    ■ 안철수 후보는 김대중 정부가 김정일의 통치자금에 쓰일 4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를 불법으로 넘겨주며 달성한 '남북정상회담'을 '애써 내딛은 남북관계의 첫 발'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권력의 사유화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안철수 후보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에 대해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산업화 시대의 어두운 유산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퇴보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과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그러한 성찰이 화해와 통합의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박근혜 후보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안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아버님(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를 이해하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안 후보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경제위기는 넘어섰지만, 양극화는 심화됐다"고 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재벌의 경제집중, 빈부격차 심화, 그건 '굉장히 큰 과(過)'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도 비슷한 내용이다.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비판 아닌 비판'으로 읽힌다.

    특히 안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건국한 역사적 의의에 대한 평가없이 '잘못'만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