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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현영희리스트’에 끙끙 앓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영희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부산지역 정치인과 친박 실세들을 상대로 돈을 뿌린 혐의로 검찰에 줄이어 고발당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 의원은 공천심사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헌금’으로 3억원을, 홍준표 전 대표에게 2천만원을 각각 건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전일에는 이른바 ‘친박 실세’에게 차명 후원금을 건넸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 PK 이목 쏠린 손수조에게도 ‘금품’
현 의원은 9일 4.11 총선기간 부산 사상에 출마한 같은 당 손수조 미래세대위원장 측에 금품을 건넨 혐의로 추가 고발됐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 의원은 총선 당시 손수조 위원장 측 자원봉사자 9명에게 85만원, 캠프 유니폼 대금으로 50만원을 건넸다. 손 위원장은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의원에 맞서 선거를 치르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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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1 총선과 관련해 공천헌금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 ⓒ 연합뉴스
이에 손 위원장은 “아무 것도 몰랐던 상황이라 당황스럽다. 현 의원과는 선거운동을 하며 알게 됐지, 그 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이”라고 했다.
“당시 선거 캠프가 다 해체돼 그때 일했던 분들과 다시 접촉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중이다. 외부 활동을 주로 했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이뤄진 것은 모를 수밖에 없었다. 제 이름까지 나와 죄송한 마음이지만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어 지금 뭐라 말하기는 이르다.”
여기에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위원장의 측근에게도 차명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도 있다.
박 전 위원장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최고위원과 ‘원로그룹’인 7인회 멤버인 현경대 전 의원 등 친박계 핵심들에게 차명으로 300~500만 원의 불법후원금을 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중앙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합법적인 후원금이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합법적인 후원금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 4월5일 현 의원의 비서 부인과 그 친구 명의로 후원금이 입금된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공천기간인 1월부터 3월 말까지는 공천과 관련 있는 것 아닌가 (후원금을) 수차례 점검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 중진의원은 “지난 공천에서 힘을 좀 썼다는 친박계 의원 대부분은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리스트에 거론되지 않은 의원들도 지난 총선에서 들어온 후원금 명단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고 했다.
◈ 박근혜, 대국민사과 해야 하나‘현영희 리스트’에 가장 당혹스러운 쪽은 박근혜 경선캠프이다.
검찰 수사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보자’의 증언을 입증할 만한 증거정황이 속속 등장하고 하루가 다르게 의혹이 고구마 줄기처럼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병수 사무총장이 “저도 자고 일어나면 이 사건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영문을 모를 정도로 혼란스럽다”고 말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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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영희 리스트’에 가장 당혹스러운 쪽은 박근혜 경선캠프이다. ⓒ 뉴데일리
특히 친박계 핵심이자 공천위원이던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규명되기도 전에 ‘현영희 리스트’가 친박으로 확대되면서 박 전 위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대형악재에 마주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캠프와 친박 진영이 ‘제 식구’인 현 전 의원의 말에만 의존하면서 캠프의 ‘전략 부재’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캠프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경선 후보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솔직히 곤혹스럽다. 선거를 앞두고 한심한 상황이다. 박근혜 후보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다.”
그가 말한 특단의 대책은 크게 유권자들에게 진솔한 사과를 하고, 경선캠프에서 대선캠프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이번 ‘리스트’에 연루된 인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 후보가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의혹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사람들과 선거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 대선캠프 개편과정에서 인적구성을 달리하는 것 등을 생각해 봐야 한다.”
한 친박계 관계자는 “검찰조사가 단기간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검찰 조사결과만 기다리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