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실종’ 지지율 낮은 대선후보들만 ‘죽을 맛’
  •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SBS '힐링캠프'에 출연, 녹화를 하며 웃는 모습. ⓒ연합뉴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SBS '힐링캠프'에 출연, 녹화를 하며 웃는 모습. ⓒ연합뉴스

    여야 가릴 것 없이 비판 목소리가 높다.

    “안철수는 되고 우리는 안 된다는 거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3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SBS 측로부터 ‘힐링캠프’ 출연을 거부당한 여야 대선후보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힐링캠프’ 출연으로 안철수 원장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


    ■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 “SBS, 불공정! 불공정!”

    야권 내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들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김두관 후보 측 정진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힐링캠프는 오락프로그램이기 이전에 대선 후보들의 인지도와 지지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 공공성을 감안할 때 후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

    “공정방송을 표방하는 방송국의 프로그램인 힐링캠프를 통해 어떤 후보는 인지도와 지지도 상승의 덕을 누리고, 어떤 후보는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참으로 불공정한 일이 아니겠느냐.”

    ‘힐링캠프’ 출연을 타진했다가 거부당한 손학규 후보 측도 분통을 터뜨렸다. 관계자의 설명이다.

    “SBS가 박근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방송을 내보낸 뒤 우리 쪽에서도 출연을 타진했지만 ‘더 이상 대선후보는 섭외하지 않기로 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유력 대선 후보인 안철수 원장을 출연시키는 것은 대체 무슨 기준이냐.

    정세균 후보 역시 비슷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정 후보 측 전병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철수 원장이 SBS 힐링캠프에 나오면 대선 지지율이 올라갈 것 아니냐. 누가 봐도 불공정게임이다. 우리도 나가야 한다.”


    ■ 새누리 “야권은 2명인데 우린 왜 1명이냐”

    새누리당은 조금 다른 성격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이다.

    “안철수 원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하면 야권에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에 이어 두명이 출연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혼자만 출연했다. 1대1 여야 동수 원칙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방송사는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맞춰야 한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민감한 시기에 안철수 원장을 섭외한 SBS 측에 일침을 놨다.

    “사려가 부족한 결정이다. 최근 여권 경선 후보 출연을 공정성 문제로 거부했던 것을 고려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안철수 원장이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잠재 대권주자 아닌가. 매주 후보자들의 지지도가 언론을 통해 발표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 국민적 효과가 강력한 힐링캠프가 방송돼 안철수 원장의 지지도가 올라간다면 그것이 올바른 일이냐.”

    “안철수 원장은 동물원 비유를 통해 불공정경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해 왔다. 힐링캠프는 국민 지지도면에서 이미 우월적 지위에 있는 안 원장에 차별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SBS 벌써 안철수에게 줄서기?..일부 누리꾼 "힐링캠프가 아니라 헐렁캠프!"

    누리꾼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SBS의 형평성이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다른 후보들보다 안철수를 띄워주는 이유가 뭔가. 안철수에게 줄서기 하는 것인가”라며 SBS를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은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질 공식 인터뷰 등은 마다하고 오락프로그램만 기웃거리는 안철수의 행태도 꼴사납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힐링캠프가 아니라 ‘헐렁캠프’라고 불러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