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현주 의원실 김남수 인턴 비서
  • 19대 국회가 문을 열면서 ‘새 식구’를 잔뜩 맞이했다. 국회의장은 지난 2일 우여곡절 끝에 선출됐지만 국회의원들은 이보다 한 발 앞선 5월30일부터 시작된 임기를 맞아 보좌진을 대거 뽑았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실의 김남수 인턴비서(28)도 이번 19대 국회를 맞아 들어온 ‘새내기’ 보좌진이다.

    그는 놀랄만큼 솔직했고, 또 신중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호기심이 맞물려 있는 모습은 현재 ‘2030세대’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말을 시작할 때마다 “아직 잘 모르지만”이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혹여나 모시고 있는 의원에게 누가될까 신중한 모습이었다. 19대 국회 초반을 달군 ‘종북논란’ 등 이슈에 대해서는 “왜 저한테 이런 어려운 질문까지 하시나요”라고 난감해 하면서도 할 말은 꼭 했다.

    얼마 전 ‘지각개원’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를 반납한 사건에 대해 묻자 안경 너머로 비치는 눈이 똥그래졌다.

  • ▲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실의 김남수 인턴비서가 와 인터뷰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를 반납한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실의 김남수 인턴비서가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를 반납한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지난 한 달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저희도 일을 안한 건가요? 개원과 관계없이 국회는 돌아갔어요.”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빴어요.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의원회관 업무는 작동했어요. 의원님들도 마찬가지고요. 사무실 집기준비부터 시작해 예상 상임위를 대비한 자료 검토, 법안 준비…. 셀 수 없이 많았죠.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표현은 이해하기 어려워요.”

    ‘인턴비서’라는 자신에 업무에 대해서는 비중은 작게 보이지만 역할은 여느 보좌진 못지않다고 했다. 적어도 서류복사와 커피 타는 일로 끝나진 않을 거라는 얘기였다. 민현주 의원의 상임위가 보건복지부로 정해지면서 피감기관 중 질병관리본부를 맡게 됐다. ‘초짜’ 비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될 법 한데 어쩐일인지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커보였다.

    “각 의원실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의원실은 비중은 작아도 역할은 똑같다고 봐요. 많은 것을 맡아서 경험해볼 수 있는거죠. 상임위를 앞두고 과거 속기록을 살펴보면서 회의진행과 질의 등을 익히고 있어요.”

    “사실 저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 막 생기고 있는 중이에요. 최근에는 전문 보좌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얼마 전에 신입 보좌진 교육에 갔는데 오래 일하신 분들이 많이 안계시더라고요. 20년 이상 근무하신 분이 일곱 분뿐이래요. ‘전문’ 보좌관으로 오래 일하고 싶어요.”

    이제 막 국회에 들어온 그는 군기가 ‘딱’ 잡혀 있었다. 머릿속에 확실히 ‘보좌진’의 역할이 정립된 것으로 보였다.  

    “어떤 의원님이든 그 분에 맞는 최고의 보좌를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최고의 보좌진은 모시는 의원이 의정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최고의 보좌를 하는 것이라고 배웠어요. 어딜 가든 ‘저 친구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어느 의원이건 절 찾으려고 할 만큼요.”

  • ▲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실의 김남수 인턴비서는 "어딜 가든 '저 친구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 양호상 기자
    ▲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실의 김남수 인턴비서는 "어딜 가든 '저 친구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 양호상 기자

    ‘어느 의원’이라는 말에, 최근 종북 논란에 휩싸이며 부정경선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도 보좌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지지하든, 안하든 보좌진은 그 분 아래 있는 동안 잘 도와야 하는 역할인 것 같아요. 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제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에요.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는 것은 당과 국민에게 이미 인정을 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인 평가에 앞서서 당과 국민들의 판단이 먼저라고 봐요.”

    그는 대학원에서 ‘노동법’을 전공했다고 한다. 당장은 어렵지만 훗날 법안을 주도해서 발휘할 기회가 온다면 최저임금을 현실화할 법안을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최저임금이 아직도 많은 곳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어요. 여러 선진국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액수도 적고요. ‘최저임금’이 법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도 돌아가도록 하고 싶어요.”  

    국회에서 인턴비서로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김남수 비서의 목표는 또렷했다. 훌륭한 보좌진으로 성장하는 것. 자신의 위치에서 꿈을 쫓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를 ‘보좌관’으로 부르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 ▲ 대학원에서 노동법을 전공한 김 비서는 향후 최저임금을 현실화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 양호상 기자
    ▲ 대학원에서 노동법을 전공한 김 비서는 향후 최저임금을 현실화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 양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