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國과 中國 군사력 '단순비교의 함정' 
      
    중국 국방비 주요 내역, 모두 비(非)공개가 원칙

    金泌材    
      
     수년 전 '북한급변사태' 문제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정치-경제-군사 자료를 보며 확인한 것이 있다.
     
     바로 중국을 보는 국내 전문가들의 '두 가지 시각'이다.
     
     하나는 중국의 경제와 군사력이 엄청난 속도로 증강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 국가가 되어 한반도는 중국화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중국 경제는 ‘버블’(bubble)가능성이 높고 소수민족 문제와 빈부격차, 끊임없는 시위 등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라는 주장이다.
     
     좌우(左右) 모두 위와 같은 주장을 하기 때문에 중국의 실체를 확인키가 매우 어렵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주장은 어느 쪽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  다만 미국에서는 위와 같은 얘기가 꽤 오래 전부터 회자되어 왔다. 미국의 경우 소련 붕괴 이후 중국을 ‘제1의 적(敵)’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것이 미국의 전략이었다.
     
     경제 전문가인 칼룸 헨더슨의 경우 이미 90년대 말부터 “중국의 경제구조는 매우 취약하며 급속한 경제발전은 거품(bubble)의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머지않은 장래에 닥쳐올 수 있는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자칫 아시아와 전 세계에 파국적인 결말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헨더슨은 경고했다.
     
     군사전문가인 빌 거츠의 경우도 헨더슨과 비슷한 시기 자신의 저서를 통해 “중국 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할 경우 중국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을 향한 중국의 위협은 가설이 아니라 점증하는 사실이며, 이에 대한 해법은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츠는 또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건 대통령 시절 소련을 몰락시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은 패권(覇權)국가를 지향하고 있으며, 헌법(憲法)에서 '사회주의' 국가임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사고가 바뀌지 않는 한 중국의 변화는 없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우리 자신이 이 같은 중국의 속성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느냐다.
     
     한 가지 쉬운 예를 들어보겠다. 중국 군사력과 미국 군사력의 단순 비교 문제이다.
     
     2008년 미국의 국방비 6400억 달러에 견주면, 중국 국방비(780억 달러)는 12% 수준이다. 중국은 1990~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이 보여준 군사력 수준을 확보하려면 앞으로 20~30년은 걸린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분석은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는 좋은 소재로 중국 공산당이 원하는 것이다.
     
     미중(美中) 군사력의 단순비교에는 함정이 있다. 미국은 법치국가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국방비 내역이 가감 없이 공개된다. 물론 미국 국방비의 ‘블랙머니’(공개되지 않는 국방비)에 대해서도 많은 설(說)이 있지만 이를 얘기하면 ‘음모론’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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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중국은 실제 국방비 내역을 한 번도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
     
     중국은 매년 국방예산을 발표할 때 △해외 군비 구매 △중국 내 국방산업체 보조금 △국방 관련 R&D(우주개발비용 포함) 지출 등 주요 내역을 모두 비공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지출을 포함시키면 국방비는 중국 당국의 발표액 보다 무려 70% 가량 증가하게 된다.
     
     중국의 국방비는 또 구매력(PPP) 등가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3,000억 달러 가량으로 환산되어 미국 국방비의 절반가량이 된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미국과 일본의 안보전문가들은 2015년 중국의 실질 국방비가 미국 국방비의 약 3/4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군의 전력은 평가하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현재보다는 미래의 잠재력에 더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한다. 아직은 지상군에 비해 공군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뒤떨어지고, 해군 역시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하기에는 다소 미약하다.
     
     그러나 핵능력과 핵확산(북한-이란 등지), 우주개발 속도를 보면 공포심이 느껴질 정도다. 중국의 군사력이 아직까지 미국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한미군 없는 한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기에는 충분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 격침-연평도 포격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중국은 이대로 가면 가까운 장래에 북한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최대 적(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과거 행동패턴 연구를 통해 전략-전술상의 특징을 파악하는 일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중국 공산당의 전략-전술을 어느 정도까지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필재 기자 spooner1@hanmail.net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