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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모든 가정에는 '이것'이 있다
다용도 필수품이 되어버린 소다
김슬기 기자 /뉴포커스빵과 달고나에 넣어 먹던 추억의 식재료 '소다'가 북한에선 거의 모든 가정에 다 있는 필수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성 소다는 비누를 만드는 데 쓰이는 위험한 화학약품이지만 음식에 쓰이는 소다는 흔히 베이킹소다로 불리는 식용 소다이다. 과학적으로 소다의 중화능력은 미생물의 성장을 막아 음식물의 부패를 방지한다. 북한주민은 바로 이점을 이용하기 위해 소다를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에선 소다 빵을 만들려고 일부러 음식을 발효시켜 쉬게 한다. 별미로 먹는 한국과 달리 북한주민은 자연 발효된 음식을 버리기 아까워 어쩔 수 없이 소다를 이용하는 것이다.
청진출신의 탈북자 박주미(35. 가명) 씨는 “북한 주민들은 소다가 있어야 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다 얻은 귀한 쌀밥을 보관하다 보면 밥이 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밥에 밀가루를 섞은 후에 소다를 넣어서 빵을 만들어 먹곤 하였습니다”
탈북자 이향심(33. 가명)씨 같은 경우는 “산에서 캐온 나물을 밀가루에 섞어서 소다를 넣은 후 솥에 쪄서 먹었습니다. 그렇게 양을 늘리지 않으면 식구가 많은 우리 가족의 배를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소다는 여름에 냉장고를 대신하기도 한다. 설사 냉장고가 있어도 전기가 없어 마땅한 저장방법이 없는 북한주민에게 소다는 음식의 상함을 중화시켜 주는 좋은 필수품인 것이다. 먹을 것이 부족한 북한주민들이어서 소다를 이용하여 상한 음식을 재활용하는 눈물의 지혜를 가진 것이다.
북한에선 소다를 음식에 넣어 먹을 뿐만 아니라 부족한 약품 대용의 민간요법으로도 쓰고 있다. “음식을 잘못 먹어 체하거나 속이 안 좋을 때도 식초에 소다를 넣어 약처럼 먹곤 했는데 그 효과가 생각보다 좋았어요.” 탈북자 김철민(32세) 씨의 말이다.
황해북도에서 왔다는 최은주(29세) 씨는 "저의 아버지는 위병을 앓았어요, 늘 '건위산'을 갖고 다녔는데 속이 쓰릴 때마다 그 약을 먹으면 트림이 나오면서 좀 편해하셨어요. 근데 고난의 행군 '건위산'이란 약을 생산하는 공장도 멎는 통에 시장에도 약이 떨어졌어요, 그때부터 아버지는 소다를 드셨는데 끝내 위암으로 돌아가셨어요."고 했다.
박씨에 따르면 소다는 아이들의 필수품이라고도 한다. 더운 여름날 탄산물 을 먹고 싶을 때마다 식초에 소다를 넣은 다음 일정량의 물을 섞어서 마신다고 한다. 이처럼 소다를 이용하여 달지 않은 탄산수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나마 북한에서 소다가격이 저렴하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소다는 부패한 것을 중화시켜 상하지 않은 물질과 섞일 수 있게 해주거나 또 다른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소다처럼 탈북민들이 부패해버린 북한정권을 중화시켜 주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