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선출, 민주통합당 갈등 봉합과 정권교체 역할 맡아당은 분열하고 마땅한 대권 주자는 없고, 李 기획력 시험대
  • 이해찬이 돌아왔다.

    9일 민주통합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총선패배와 부정선거·종북논란으로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을 다시 ‘재통합’ 시키는 역할을 맡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기획’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는 그다. 그 특유의 ‘정치 기획력’과 자신의 ‘마지막 정치 생명’으로 3번째 좌파 대통령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자칫 임기 6개월의 단명 당대표로 끝날 수도 있다.

  • ▲ 민주통합당 이해찬 새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9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마치고 나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이해찬 새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9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마치고 나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당내 갈등 수습이 첫 과제

    이해찬 신임 당대표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이번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깊어질 대로 깊어진 비노(무현)계열과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다.

    특히 인신공격으로까지 번졌던 김한길 후보와의 감정싸움이 아픈 상처로 다가온다.

    이 대표의 선공으로 시작된 2007년 7월 사학법 재개정 책임론이 양측의 감정싸움을 촉발시켰고, 김 후보도 경선 초반부터 제기됐던 불공정 경선 시비로 이 대표 측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경선 내내 감정의 간극이 극한으로 벌어졌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도 이날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하나다”는 말부터 꺼냈다.

    “경쟁했던 후보님들, 모두 수고하셨다. 이번에 최고위원에 진입하지 못한 두 분 후보님께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길 바란다. 여러분의 당을 사랑하는 열정과 의지를 다 하나로 모으겠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과 당원 동지의 뜻을 하나로 모으겠다.”

    자신으로 대표되는 친노 세력을 결집하고 비판 세력을 우군화하겠다는 의사표시다.

    통합진보당을 시작돼 민주통합당으로 번진 종북 논란도 그 자신의 정체성까지 포함해 신임 당대표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종북 논란에 대해 ‘신매카시즘 광풍’이라며 정면대결 방침을 선언하고 나선 상태다. 때문에 색깔론 공방이 일단은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 ▲ 민주통합당 이해찬 새 대표가 9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박지원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이해찬 새 대표가 9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박지원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 대선 후보는 문재인? 3번째 킹메이커 도전 성공할까?

    이해찬의 승리는 투표자들이 그를 이렇다 할 대권후보가 없는 민주통합당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봤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무난한(?)’ 김한길 보다는 ‘사고뭉치(?)’ 이해찬이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게 당심이란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독보적인 위치를 구가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의 아성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도 대권 도전을 검토 중인 민주통합당 인사가 10여명에 가까운 것도 부담스럽다.

    현재 당내에서는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문재인 상임고문과 조경태 김영환 박영선 이인영 의원, 김두관 경남지사, 박준영 전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 10명 넘는 주자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 ▲ 이해찬 체제로 돌입한 민주통합당의 1차 관문은 대선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의 독주 속에 민주통합당 대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것은 큰 약점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 연합뉴스
    ▲ 이해찬 체제로 돌입한 민주통합당의 1차 관문은 대선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의 독주 속에 민주통합당 대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것은 큰 약점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 연합뉴스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상임고문과의 연대론이 불거진 것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의 2차 갈등도 예고하고 있다. 만약 이 신임대표가 이후에도 문재인 고문을 안팎으로 지원한다면 손학규·정동영·김두관 등 나머지 잠룡들의 극심한 반발과 갈등국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문제도 있다. 국민적 반대 여론이 거센 종북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해서 어떤 성과를 낼지도 미지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영입론도 어떤 방식으로든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경우에 따라 ‘안보는 보수’라는 평가를 받는 안 원장과 통합진보당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도 예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