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페이스북에 있는 그대로의 사실 적어"'변절자'는 하태경에 한 말?… "싸잡아서 했다"'녹취록'이 없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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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요셉 "페이스북에 적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 3일 탈북 대학생 백요셉 씨가 무단 방북 사건으로 유명한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막말'을 페이스북 글에 올렸다. 임 의원은 이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도 "탈북자한테 변절자라고 한 것이 아니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게 한 말"이라고 해명함으로써 논란을 비껴가려고 했다.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손으로 죽여 버릴 꺼야...”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새끼들아... 너 몸 조심해 알았어?”

    임 의원의 발언이 탈북자를 향해 한 것이 아니라 하태경 의원에게 한 것이란 프레임 아래 민통당 박지원, 이해찬 의원은 당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거짓말'이라고 치는 셈이다. '변절자'란 발언을 빼더라도 심각한 발언들이 많았다.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국회의원인 나한테 함부로 개겨?”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백 씨에게 전화를 수십 번 걸었고 문자도 수없이 보냈다. 그러다 4일 오후에야 백 씨와 잠깐 통화가 됐다. 하지만 그리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에게 다음과 같이 따지듯이 물었다.

    "임수경 의원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탈북자들이 아닌 하태경 의원을 변절자라고 한 것이다. 그 이유도 새누리당으로 갔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분히 반박해달라."

    이런 질문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그는 "정치적으로 가고 싶지 않다. 임수경 의원이 사과했다. 앞으로 지켜보고자 한다"고 답했다. 더욱 더 답답해질 뿐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인 백 씨에 대한 좌파매체의 공격까지 시작됐다. 임수경 의원에게 고의적으로 도발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4일 밤 늦게 무작정 그가 있는 사무실에 찾아갔지만 그를 만나지 못했다. 5일 백 씨가 활동하는 단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 씨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사실인지 물었다.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를 의심한다는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지만….

    "백 씨가 밝힌 내용이 사실인데 왜 자꾸 우리가 반박을 해야되느냐. 왜 지금 백요셉을 죽이려고 하느냐."

    백요셉 씨와 친한 친구들한테도 전화해서 또 물었다.

    "백요셉 씨가 누군가에게 어떤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접근할만한 사람인가요? 거짓으로 글을 쓸 사람인가요?"

    질문에 친구들은 한결같이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6일 오후에야 그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당황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백요셉 씨.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왜 나를 이렇게 공격합니까? 북한 정권에 맞서 싸우고 싶은데 왜 대한민국은 나를 이렇게 괴롭힙니까?"

    "탈북해 남한에 왔습니다. 대한민국은 소중합니다. 대한민국이 없으면 북한 주민들을 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키고 싶은데 왜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는가요? 내가 왜 이렇게 궁지에 몰려야 합니까?"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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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에 적은 내용이 전부 사실인가?

    전부 사실이다. 난 정치인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페이스북에 적었다. 임수경 의원이 북한인권 활동과 탈북자들 전체에 대한 모독을 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대해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 끝에 글을 올렸다.

    - 임수경 의원은 탈북자가 아니라 하태경 의원에게 '변절자'라고 했다는데

    싸잡아서 했다.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임수경 의원이 사과문을 발표했고 전부 인정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백요셉 씨는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썼다.

    <임수경> "야 ~ 너 아무것도 모르면서 까불지 마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야 알아?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야 ~ 너 그 하태경 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아~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꺼야. 하태경 그 개새끼, 진짜 변절자 새끼야."

    <백요셉> "저기요 선배님, 누가? 누구를? 변절했습니까? 당신이 '아버지'라고 부른 그 살인마 김일성을 하태경 의원님이, 그리고 우리 탈북자들이 배반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임수경> "야~ 이 개새끼,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새끼들아 ... 너 몸 조심해 알았어???"

    - 임수경 의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건 제 의도도 아니고 감히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가 탈북자와 북한 주민들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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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인권에 대해 임수경 의원과 생각이 다른데 왜 사진을 같이 찍으려고 했나

    북한에 있을 때 그에 대해 세뇌식으로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임수경 의원을 여신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임수경에 대해 엄청난 환상을 가졌다. 우리가 신으로 모신 김일성과 악수까지 했으니까. 남한에는 다 날라리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순수한 얼굴로 한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놀랐겠는가. 정말 광팬이었다.

    물론 한국에 와서 그런 마음은 사라졌다. 하지만 아무리 대한민국에 와서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해 연예인같은 느낌은 남아있다. 더군다나 나는 임수경 의원의 대학교-대학원 후배다. 사진을 찍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 녹취했다는 점을 들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도 한다.

    녹취한 것은 자리로 돌아왔을 때다. 임수경 의원은 테이블이 멀리 있지도 않았는데도 "탈북자 개새끼들. 저새끼들 나한테 개기잖아. (가게 사장님한테) 탈북자새끼들 왜 받아. 받지 말라니까"라고 큰 소리로 거듭 말했다.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녹취하기 시작했다. 임수경 의원은 여러번 반복해서 탈북자들을 싸잡아 말했다. 우발적인 말 실수라고 보지 않는다.

    -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게 그에 대한 마지막 배려다. 그 사람을 인신공격하려고 녹음한게 아니니까. 이 녹취록이 공개되면 분명히 임수경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갈 것이다.

    - 녹취록이 없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분명히 있다. 그런 말들에 더 이상 신경쓰려고 하지 않는다. 난 학생이고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그런 의문에 대해 하나하나 다 반박할 수가 없다. 정확한 팩트는 페이스북을 통해 충분히 다 말했다. 미국에서 9.11 사건이 터졌을 때도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나왔다.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정말 치졸하지만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벅차다. 이번 일의 초점이 자꾸 왜곡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OBS>는 "백 씨가 종업원들의 증언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OBS 보도에 따르면 주점 주인은 백 씨가 "(술집을 나갈 때) 아주 좋게 갔다"고 했다. 백 씨는 "기분좋게 못 나갔다"고 했다. 이 기사는 백 씨가 임 의원에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근거로 활용됐다.

    백 씨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시달림에 스트레스가 최악이었다. 특히 OBS 기자는 내가 주점에서 나갈때 기분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를 물어봤다. 당연히 기쁘게 나갔다고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선 종업원이 왜 기분좋게 나갔다고 말했는지에 대한 상황을 설명했다.

    "임수경 의원이 먼저 나가고 내 화를 다독이려고 사장님과 웨이터가 많이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내 사진을 마음대로 삭제한 웨이터에 대한 기분이 풀렸다. 옆에 있던 사람들도 진정시켜주려고 많이 노력했으니까. 하지만 OBS 기자는 심각하게 나를 몰아가고 있고 정말 화가 난다. 당시 난 속에서 피눈물이 흘렀어도 치가 떨려 울 수가 없었다."

    -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탈북자와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탈북자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란 인식을 가져줬으면 한다. 이 문제는 제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2만여명의 탈북자 문제다. 더 이상 내가 혼자 왈가왈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일부에선 '총살 농담'이 심했다며 임수경 의원을 옹호하기도 한다.

    제 사진을 지운 것에 대해 보좌관들한테 화를 냈었다. 그걸 임수경 의원이 "내 보좌관들이 나를 위해 한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다 풀었다. 해맑게 다 얘기했다. 그러면서 선배님 한 잔 받으시라고 하면서 뭔가 이야기를 꺼내야한다고 생각했다.

    임수경 선배님도 아시지 않느냐고 하면서 '수령님께서 시키지 않은 짓을 하면 바로 총살이에요'라고 했다. 근데 갑자기 임수경 씨가 얼굴이 확 달라지면서 “너 누구냐”고 했다. 총살 농담이 기분이 나빠서 그런 말을 했다고? 그렇다면 실제로 총살당하는 북한 주민들은 왜 무시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 이해찬 의원은 "남북 교류협력 강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 민주통합당의 입장이 한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 정권과 협력하는 남북 교류는 김정은 측근들하고 하는 것이다. 그들은 알아서 외국 뉴스도 보고 모든 것을 다 접할 수 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북한 주민들 2천여만명과 교류해야 한다. 북한 정권과 교류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가? 절대 못하다. 정말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 과거 햇볕정책 때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개선되지 않았느냐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햇볕정책 때 북한에 있었다. 개선되지 않았다. 햇볕정책에 대해 북한 정권이 비웃고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모두 알아야 한다. 북한에서 강연 학습은 권리가 아닌 의무다. 당시 내부 강연학습에서 햇볕 정책은 그 어느 과거 대통령들보다도 가장 교활한 방법으로 우리를 와해시키기 위한 대북 기만 술책이란 내용을 들었다. 이게 북한 정부의 햇볃정책에 대한 공식 비판이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들을 싸잡아 거론하며 “그들은 아주 미련한 방법인 무력으로 대북 붕괴를 하려고 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당근을 흔들면서 햇볕을 쏟아 우리 사회주의 옷을 벗기려는 아주 교활한 방법을 쓴다"고 했다.

    또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우리 2,300만을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그것은 오산이다. 우린 사회주의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킬 것이다. 햇볕으로 우리가 옷을 벗을 것 같은가. 햇볕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 그런 내용을 우리 국민들은 모른다.

    정말 웃기다. 북한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 꼭 일방적으로 한 눈으로 북한 정권의 입장만을 보나. 그 겉면만 보고 북한을 판단하는 것이 안타깝다.

    - 북한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민주화 운동 때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에게 박정희, 전두환 정권을 인정하라고 하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그들의 이중적인 시각이 너무 잘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준을 명확히 하고 똑같은 시각으로 바라봐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 평화를 위해 인정하자는데….

    싸구려 평화주의자다. 하루 이틀은 평화가 유지 될 것이다. 우리가 무기를 내려놓는다고 평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 알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평화를 깨고 침해하려는 세력이 있으니 당연히 지키려고 해야 한다.

    - 북한 핵이 미국 때문이란 입장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그렇게 똑같이 얘기한다. 북한 정권이 자신들의 독재 정권을 합리화하기 위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더 할 말이 없다. 너무 똑같아서 누구를 대변하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날 <조선일보>도 백요셉 씨를 인터뷰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백요셉 씨는 지난 6년간 탈북과정과 탈북 후 한국에서의 감회를 기록한 일기장 14권을 내밀었고, 일기장의 제목은 '나의 일생, 나의 하루(我的一生, 我的一天)'라고 했다.

  • ▲ 지난 1일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으로부터“변절자”라는 폭언을 들은 탈북 대학생 백요셉(28)씨가 두만강을 건너면서 6년 동안 품에 지니며 썼다는 일기장 14권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마디 기자 umadi@chosun.com ⓒ 조선일보
    ▲ 지난 1일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으로부터“변절자”라는 폭언을 들은 탈북 대학생 백요셉(28)씨가 두만강을 건너면서 6년 동안 품에 지니며 썼다는 일기장 14권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마디 기자 umadi@chosun.com ⓒ 조선일보

    백씨는 2003년 2월 처음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19살 때다. 3번의 북송, 베트남 등 10여개에 가까운 나라를 거쳤다. 지난 2005년 8월엔 가까스로 찾아가 만난 베트남 한국대사관 관계자로부터 "대한민국 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곳이 아니다. 돌아가라"는 말도 들었다. 백씨는 이후 2008년 10월 러시아에서 유엔난민신청을 통해 간신히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날 백씨는 임 의원을 비롯해 자신이 한국에서 경험한 여러 종북론자들을 떠올리면서 "주사파와 종북주의자 비판을 색깔론이나 매카시즘으로 매도하는 이들에게, 당신들이 그렇게 찬양하는 북한에 가서 '수령님 빅엿'을 외칠 용기는 있는지 질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백씨는 "탈북 후 학교에서 주사파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외대) 입학하고 첫 수업시간이었다. 학생 22명이 수강했다. 한 남성 교수가 들어와 간단히 자기소개와 앞으로 수강 일정 등을 얘기했다"면서 "이 교수는 시작부터 자신이 얼마나 북한에 정통한 사람인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루트는 4가지다.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 중국에 있는 조선족들, 탈북자, 한·미국에서 나오는 정보다"라고 말했다. 백씨는 자신이 손을 들고, "그럼 가장 확실한 것은 뭡니까?"라고 묻자, 그 교수는 "가장 확실한 건 노동신문, 가장 못 믿을 것이 탈북자"라고 말했다. 백씨는 "이 말을 들은 순간 피가 끓었다"며 "수업을 드롭(포기)할까 하다가 순간 나 자신이 비겁하게 느껴져 끝까지 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