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죄송” 전방위 압박에 견디지 못한 듯“양당연대 파국만은 막아야” 연대구도 회복될까?
  • 야권단일후보 선출과정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해 논란을 좌초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3일 결국 4·11 총선 서울 관악을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진보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린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를 통해) 단일후보에 대한 갈등이 모두 털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해서 단일후보를 당선시켜 달라. 어렵게 이루어진 연대가 승리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도록 가장 낮고 힘든 자리에서 헌신하겠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 측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민주통합당과의 양당 연대 전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더 이상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공동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악 을 문제로 양당 단일 경선이 이뤄진 전체 지역구를 볼모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 사퇴 기자회견 도중 감정을 다스리고 있다. ⓒ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 사퇴 기자회견 도중 감정을 다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따라 민통-통진 양당 총선 연대가 다시 정상화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전날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전격 심야회동에 나서 후보직 사퇴 등에 대해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민주통합당 또한 태산 같은 책임을 느끼고 양당 연대의 공고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 공동대표의 사퇴를 반겼다. 진보신당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이정희 대표가 늦게나마 사퇴와 불출마를 선택해 참으로 다행이다”고 평가했다.

    민주통합당은 이후 이 공동대표와 함께 문제가 됐던 서울 은평을(천호선 선출)과 노원병(노회찬 선출), 경기 고양 덕양을(심상정 선출)에 한명숙 대표가 직접 찾아가 양당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비슷한 문자 메시지 독려 사건이 터진 안산 단원갑 역시 한 대표가 백혜련 후보를 직접 만나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공동대표의 여론조사 조작에 반발한 김희철 민주당 의원은 탈당과 함께 결국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관악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을 마친 상태다.

  •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경선(관악을)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희철 후보가 23일 오전 관악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경선(관악을)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희철 후보가 23일 오전 관악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인터넷상에선 경선 조작 파문을 ‘이정희 사퇴’ 하나로 묻고 가려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다 HGS0000는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한 양당연대가 경선 하나에서도 불법이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그런데 겨우 여자 후보 하나 사퇴하는 것으로 사태가 무마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