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경선, 이정희·심상정·노회찬·천호선 승리전화여론조사 대패, 과반 의석 목표에 '빨간불'
  • 벼르고 별렀던 통합진보당의 완승이었다.

    18일 발표된 4.11 총선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 결과에서 민주통합당은 주요 격전지에서 모조리 패배하는 굴욕을 겪었다.

    특히 통합진보당 Big4로 불리는 이정희 공동대표(서울 관악을), 심상정 공동대표(경기 고양덕양갑), 노회찬 공동대변인(서울 노원병), 천호선 공동대변인(서울 은평을)이 모두 민통당 후보를 눌렀다.

    이 지역들은 지난 10일 양 당의 야권연대 타결당시 지정된 경선지역이다. Big4가 경선을 치르는 조건으로 나머지 주요 지역들을 양보해달라는 통합진보당의 교섭 카드였던 셈이다. 당시 민통당은 대전 대덕과 광주서을에서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는 등 Big4경선을 조건으로 상당수 지역에서 통진당의 요구를 수용했다.

    때문에 양보할 만큼 다 양보하고 경선마저 패배한 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점령하겠다는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 ▲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 확정된 후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와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 확정된 후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와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양 당의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지난 17~18일 실시된 야권단일후보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민통당 후보는 서울 도봉갑에서 이백만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 야권연대 후보가 됐다.

    하지만 민통당은 관악을에 현역인 김희철 의원을 내세웠지만, 이정희 공동대표에게 패했다.

    여기에 민통당은 서울 은평을에서 천호선 후보, 서울 노원병에서 노회찬 후보,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는 심상정 후보에게 모조리 패했다. 지역적 논의로 진보신당까지 참여한 경남 거제에서는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내어주는 아쉬움을 남겼다.

    나머지 양천구을에서는 이용선(민) 후보, 종로구에서 정세균(민) 후보, 강남구을에서 정동영(민) 후보, 군포시 이학영(민) 후보, 부산 진구을 김정길(민) 후보, 경남 김해을 김경수(민) 후보가 승리, 민통당의 체면을 세웠다.

    이날 발표 결과 경선을 실시한 69개 선거구에서 민통당은 57개, 통합진보당은 11개, 진보신당은 1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무려 1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양 당의 원내 의석수 89석과 7석을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게다가 야권연대를 위해 이미 너무 많은 양보를 해버린 민통당 입장에서는 '굴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인지도, 지지율, 조직력 등을 앞세워 비교적 조명을 덜 받은 곳에서 승리는 거뒀지만, 인재근 후보를 제외한 주요 격전지에서의 패배는 뼈아프다. 특히 전화여론조사의 비중이 높았던 것이 패배 요인으로 꼽힌다.

  • ▲ 백승헌 민변회장(왼쪽)과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백승헌 민변회장(왼쪽)과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이번 야권 단일 후보 선출은 전국 70개 가까운 선거구에서 일시에 실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양 당 모두 윈윈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경선관리위는 애초 경선을 실시하기로 한 78개 선거구 중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못한 나머지 9곳에 대해서도 후보등록일(22~23일) 이전에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