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환·안찬일 비례대표로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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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12일 공개한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에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인 강철환(44) 북한전략센터 대표의 이름도 있었다.
북한전략센터는 지난 10일 강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신청 서류를 새누리당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1968년 평양 태생인 강 대표는 9세 때 할아버지의 '반역죄'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함경남도 요덕 수용소로 끌려갔다 10년 만에 풀려났다. 이후 북한을 탈출, 1992년 한국에 들어온 그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0년부터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담은 수기 <평양의 수족관: 북한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10년>의 저자로 유명한 그는 2005년 6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에 도전하기 위해 작년 말 신문사에 사표를 냈다.
강 대표는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한 인권문제와 탈북자 북송문제를 제도권 내에서 반드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됐다"며 "여의도에 가게 된다면 무엇보다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통과와 중국 내 탈북자를 안전하게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독재체제에서 신음하는 2천만 북한 주민에게 커다란 희망이 될 것"이라며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인정받고 잘 정착하는 것이 북한 민주화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탈북자의 마음은 탈북자가 가장 잘 안다"며 국내 거주 탈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착지원제도의 개선에 관심을 두겠다고 했다. 특히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했으나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 청년을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대표 말고도 안찬일(58)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역시 `탈북자 의원 1호'에 도전했다.
'탈북자 출신 1호 박사'로 유명한 안 소장은 현재 국민생각(대표 박세일)의 최고위원이다.
안 소장은 "주변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하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박세일 대표와 끝까지 함께 할 생각"이라며 "최고위원으로서 당(국민생각)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낮에 국민생각 비례대표 공천신청 서류를 제출하려 한다"며 "국회에 진출하면 북한인권법 통과에 사활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안 소장은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며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그는 또 국내 탈북자 정착 문제 역시 탈북자의 인권과 관련된 것임을 강조하면서 탈북자들이 한국에 잘 정착해 미래에 통일 대안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새누리당의 '감동 인물'로 거론된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은 이번 총선에 출마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내가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면 사람들이 내가 지금까지 대사관 앞에서 단식한 것이 다 쇼이고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냐"며 "나는 같은 처지의 북송 탈북자들을 위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나선 것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의 탈북자 북송조치에 항의하며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8일간 단식농성을 한 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원장은 "국회에 가서 탈북자들을 위해 큰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이번 일(탈북자 북송문제)을 계기로 나의 행동이 오해를 살 수 있어 정치의 꿈을 완전히 접었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탈북자의 국회진출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탈북대학생은 "김정일이 죽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이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지금이야말로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이 나올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은 탈북자를 국회로 보내 북한 주민과 수십만 탈북자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