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스양말에 얽힌 사연  
      
     이건 또 왠 철지난 패러디인가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강용석 의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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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또 왠 철지난 패러디인가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요 몇 달 열심히 신고 걸어다녔지만 그냥 닳지 뒷축이 떨어지진 않네요..ㅎㅎㅎ

    사실 신발이 주가 아니구요...

    양말이...

    닥스 양말인데요...

    제겐 무척 의미있는 선물인지라...

    올해 2월 말 양말 세 켤레를 선물받고 이렇게 감동해보긴 처음이었습니다...

    누가 준거냐구요?

    올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대학교 1학년 여학생인데요...
    저와는 중학교 2학년때 알게 됐으니 5년쯤 됐나요..

    이 친구는 어렸을때부터 오른쪽 얼굴속으로 암세포가 자라
    생명을 잃을 위기까지 갔었습니다..

    그런데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수술비를 마련하기도 어렵고

    수술비가 마련된다 해도 워낙 종양이 크게 자란데다

    얼굴부위라 수술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그때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었고 이 친구와의 관계라면 우연히 알게 된 동네아저씨 정도..

    얘기를 전해듣고 도울방법을 고민하다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수술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거였는데

    삼성병원과 세브란스 병원만 하더라도 수술이 너무 위험해서 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술비도 엄청난데다가 수술을 해도 성공확률이 낮다고 하니

    아이의 부모 입장에서도 어쩌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데..

    종양은 계속 커져 얼굴 모양을 짓눌러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알고 지내던 명지대 유영구 이사장께

    기대반 포기반 심정으로 부탁을 했는데...

    명지병원에 와서 진단이라도 받아보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병원에 가니 유이사장님의 특별한 말씀이 있었는지

    의사선생님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흔쾌히 수술을 해주시겠대요..

    그것도 사정을 듣고 몇천만원의 수술비를 무료로..

    신경외과, 안과, 성형외과 등등...


    2007년 12월 명지병원 최고의 의료진이 총동원된 장시간의 수술은

    경과가 무척 좋았다고 들었고 저희는 안도의 한숨을 놓았습니다...


    사람 일 참 알수 없죠?

    거의 포기단계였는데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어쩌면 포기할줄 모르는 제 근성이 이때부터 시작된 건 아닌지..ㅎㅎ

    아무튼 앞서 말한대로 이 아이는 잘커서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되었고
    어머니와 함께 찾아와 저 양말을 제 책상위에 올려두고 갔습니다..

    저는 오래전 일이라..
    그냥 잊고 있었는데..

    누군가에게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거..
    생각보다 기분이 좋습니다..

    ㅇㅇ야, 아저씨 기억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