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한국대통령 일본 언론에 기고문주민 위로와 격려 전해, 양국 관계 발전 희망
  •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대지진 1주기를 맞아 일본 아사히신문에 기고문을 보냈다.

    재난을 당한 주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메시지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한 적은 있지만, 기고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자 아사히신문 조간 11면(오피니언면)에는 이 대통령이 쓴 ‘깊은 우정과 유대의 재확인-3.11과 한일관계’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일본 동북지역 대지진과 발생 1주기를 맞아 일본 국민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말씀드리고자 펜을 든다. 먼저 사랑하는 가족과 생활 터전을 잃은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엄청난 재난 앞에서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해온 일본 국민의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일본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피해지역 복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5월 미야기·후쿠시마현의 피난소를 방문했을 때 일본 국민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침착하고 질서 있게 대처하고 계신 모습에 큰 감명받았다”며 회고하며 “1년 전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웃 일본이 겪는 고통을 함께 아파하며 이재민들을 돕는데 발 벗고 나섰다”고 했다.

    특히 “이를 통해 양국 국민은 국경을 초월한 성숙된 시민의식은 물론, 상호간 깊은 우정과 유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처럼 한·일 양국은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는 따뜻한 이웃”이라며 “선린우호관계를 바탕으로 21세기의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함께 일구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양국 관계 발전을 희망했다.

  • ▲ 일본 아사히신문 11자 오피니언면에 실린 이명박 대통령의 기고문 ⓒ 청와대 제공
    ▲ 일본 아사히신문 11자 오피니언면에 실린 이명박 대통령의 기고문 ⓒ 청와대 제공

    다음은 이 대통령이 아사히 신문에 보낸 기고문 전문

    깊은 우정과 유대를 재확인
    3․11과 한․일 관계

    일본 동북지역 대지진과 발생 1주기를 맞아 일본 국민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말씀드리고자 펜을 듭니다. 먼저 사랑하는 가족과 생활 터전을 잃은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립니다. 또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재난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해 온 일본 국민들의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그간 일본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피해지역 복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1년 전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웃 일본이 겪는 고통을 함께 아파하며 이재민들을 돕는데 발 벗고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양국 국민은 국경을 초월한 성숙된 시민의식은 물론, 상호간 깊은 우정과 유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지난 해 5월 일본 후쿠시마 재해현장을 직접 방문했고, 피해 주민들이 계시는 센다이 다가죠 문화센터, 후쿠시마현 아즈마 국립공원을 찾았습니다. 일본 국민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침착하고 질서 있게 대처하고 계신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재민을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다 고귀한 생명을 잃은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자유와 민주주의, 박애의 기본가치는 물론, 다양한 이익을 공유하며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일본이 재해로 인한 어려움을 완전히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미증유의 대재난 앞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해 온 일본 국민들의 성숙한 자세를 볼 때, 일본이 위기를 새로운 발전의 기회로 만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처럼 한·일 양국은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는 따뜻한 이웃입니다. 이와 같은 선린우호관계를 바탕으로 21세기의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함께 일구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