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홍원 비판 뒤 “내 소임은 이것으로 그치는 것으로 하겠다”
  • ▲ 새누리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연합뉴스
    ▲ 새누리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이 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확정한 1차 공천자 명단에 대한 반발이다.

    명단에 친이계의 핵심 이재오 의원이 포함돼 있다는 게 김종인 위원의 불만이다.

    ‘계파의 단합’ 대신 ‘쇄신의 칼날’을 누차 강조했던 그였기에 더욱 목소리가 컸던 것일까.

    김 위원은 당장 정홍원 공천위원장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그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정책쇄신분과회의에서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독자적인 독립성을 가졌다고 말하고 회의장을 나가 명단을 발표를 했는데 통상적 조직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며 작심한 듯 톤을 높였다.

    이어 “그런식으로 해버릴거면 비대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으로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재오 의원이 명단에 포함된 앞뒤 정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박근혜 위원장이 알아서 했지 내가 어떻게 아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나간 이야기를 더 이상 해봐야 변화시킬 수도 없는데 뭐하러 말하겠느냐”라고 잘라말했다.

    나아가 김 위원은 “박근혜 위원장이 (1차 공천 명단을) 참작해 반영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제는 (19대 국회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인상을 별로 못 받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오늘이 정책쇄신분과의 마지막 회의다. 더 이상 정책쇄신에 대한 특별한 아이템도 없고 내 소임은 이것으로 그치는 것으로 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결국 김종인 위원의 사퇴 이유는 이재오 의원의 공천이다.

    하지만 당이 이재오 의원을 선택한 것이 잘한 일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역임했던 인명진 목사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당내 화합이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있어 (이재오 의원에게) 공천을 준 것은 잘 된 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은평을 지역구에 이재오 의원 말고 신청한 사람이 없는데다 지지율에서 이재오 의원이 야당을 압도했고 도덕적 하자도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인 목사는 김종인-이상돈 위원이 ‘MB 정권 실패에 책임 있는 인물을 공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책임론의 기준이 애매하다. 야당에선 박근혜 위원장도 책임이 있다고 하고 조수석에 앉아서 즐겼다는 말도 있다. 당에 있는 사람들 중 정권 실패에 대한 책임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