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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의 단속 중 투신해 숨진 조모씨의 빈소는 침통했다.
특히 민주통합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투신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당 차원의 애도를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27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 학동 모 장례식장.
빈소에는 조씨가 동장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임한 동구 관계자와 아들이 일하는 시 체육회 직장동료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태명 동구청장은 "뭐라 할 말이 없다. 고인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지인의 손을 잡고 한동안 참았던 눈물을 터뜨려 주변 사람들을 숙연케 했다.
조씨의 큰아들은 "경찰 등의 조사가 끝나면 가족의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조문객은 복도에 설치된 TV에서 흘러나오는 투신 관련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조문객은 고인에 대한 애도는 뒷전인 채 투신사태를 특정 후보와 연관시켜 정략적으로 이용하거나 반대로 관련설을 부인하는 데 열중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비난하기도 했다.
한 조문객은 "시시비비야 나중에 가려지겠지만 어쨌든 당과 관련된 일로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누구 하나 진정성 있는 애도나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빈소 주변에는 시 체육회 산하 체육단체장의 조화가 늘어섰지만 민주통합당이나 당 소속 정치인의 조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빈소를 찾은 민주통합당의 한 예비후보는 "당에서 보낸 조화가 없어서 놀랐다. 모두 두려워하는 듯한 인상까지 받았다"며 "다들 '나는 관계없다'고 주장하고 싶은 게 아닌지, 이 시대 정치와 선거제도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민주통합당은 동구의 선거인단 모집을 중단하고 진상조사단을 파견했다.
광주시 선관위는 선거인단 모집 과정의 불법성을 가리려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26일 오후 7시께 광주 동구 계림1동 주민자치센터 꿈나무도서관 자원봉사자 조씨가 불법 선거인단 모집을 단속하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들이닥치자 자치센터 건물 5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