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나꼼수’만 금지했을까?
    ‘나꼼수’ 내세워 ‘북한 앱 금지’ 비판한 종북세력들의 ‘꼼수’
    외국 군대들, ‘앱’은 물론 스마트폰까지도 보안검열 받을 정도
    전 경 웅   뉴데일리 기자
     

       지난 2월 2일 군수사령부 예하 종합정비창, 6일 육군 6군단 사령부에서 예하부대로 하달한 공문이 논란이 됐다. 간부들의 스마트폰에서 ‘나꼼수’ 앱을 지우라는 내용이었다.

       언론들은 ‘국방부, 나꼼수 앱 삭제지시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쏟아냈다. 인터넷은 소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이 지시가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이 내린 게 아니라는 점, 부대장들이 ‘금지’시킨 앱 대부분이 북한 정권이 만들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종합정비창과 6군단 사령부가 금지한 앱은 각각 8가지와 10가지다.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아 구속된 정봉주 前열린당 의원, 김어준 씨, 김용민 씨,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운영하는 ‘나꼼수’와 함께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매체의 기자와 시사평론가, 문화평론가라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애국전선’이 있다. ‘가카 퇴임일 카운터’라는 것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알려주는 앱이다.

    다른 ‘금지 앱’에는 어떤 게 있을까.

       ‘범민련 남측본부’라는 앱은 얼핏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이 단체는 ‘이적단체’로 판명된 바 있다. ‘범민련’이란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이라는 북한에서 만든 단체의 ‘남한 대표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실제 이 단체 대표가 2008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는가 하면 지난 1월 29일에는 단체 간부가 간첩단 ‘왕재산’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World of North Korea’ 라는 앱은 일본어로 서비스한다. 이 앱은 북한 정권이 선전용으로 제작 배포한 것으로 북한의 관광지 사진 464장을 제공한다. 종북 세력들은 “이 앱이 소개하는 사진과 유튜브 등에서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North Korea Flag Analog Clock’이라는 앱도 있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북한 국기(인공기)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시계다. ‘김정일 퍼즐’이라는 것도 있다.

       ‘시국선언’이란 앱은 한미FTA 반대, 각종 촛불시위, 월가점령시위, 희망버스 등 각종 불법폭력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촛불’이란 앱은 좌파 통합 정당을 요구하는 ‘진보의 합창’이라는 단체가 만들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전국 어디서나 공권력이 부당하게 막아서는 곳에서 스마트 폰으로 촛불을 켜고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앱’이라고 한다. 이 앱은 같은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외에 북한 정권이 매우 싫어하던, 현인택 前통일부 장관을 비난하는 ‘스마트 통일카드’라는 앱도 있다. 앱 제작자는 설명에서 “현인택 통일부장관이 남북관계를 망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고 남북공동선언 이행의 길로 나서길 염원하는 시민사회단체가 ‘현인택OUT! 국민행동’을 조직했다”고 밝히고 있다.

       앱 목록 전체를 보면 종북적인 단체나 북한에서 만든 앱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하나 더 고려해야 할 게 있다. 이 앱을 ‘금지’한 곳이 바로 ‘군대’고, 대상도 ‘간부’라는 점이다.

       서방 국가들의 군대는 ‘보안성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장병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사용하려면 첩보부대에서 ‘보안인증’을 받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미군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보안기능을 상당히 강화하고 일반 앱을 쓰기 어려운 ‘군용 스마트폰’이다.

       그 다음 군대의 특성을 봐야 한다. 군대의 복무규율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번에 ‘금지 목록’에 든 앱 중 ‘비정치적’이거나 ‘반북적’인 앱이 있는가.

       ‘대통령의 비리’가 터진 게 아니라 북한 정권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MB OUT’이라는 피켓을 들고, 촛불을 드는 게, 인권유린을 당하는 북한 주민들은 외면한 채 외화벌이를 위해 선전용으로 만든 ‘북한 정권용 관광 앱’이 ‘중립적’이라고 하면 누가 믿을까.

       ‘자칭 희망버스’나 온갖 촛불시위처럼 법으로 금지한 집회를 위한 앱을, ‘헌법 수호’와 ‘국가 수호’의 임무를 맡은 군 간부가 이용하는 게 ‘중립적’이고 ‘정상적’인가. 이런 ‘기본 사실’은 외면한 채 포털과 좌파 언론들의 보도만 믿고 블로그, 카페, 트위터 등 SNS에다 군을 비난하는 글을 쓰는 모습이 안타깝다.

       지금 떠드는 ‘자칭 인권단체’의 경우 북한인권문제는 철저히 외면한 채 ‘병역거부’를 옹호하는 단체라는 점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모든 걸 떠나, 만약 북한 인민군 장교들이 ‘K-POP’이나 웹툰 같은 걸 보다 ‘당국’에 적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는가.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억지비판’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