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노현 재판에 절망하는 이유는...

    조폭보다 견고한 좌파 vs 순해빠진 우익

    송정숙

    그것은 참 이상한 판결인 것 같다.
    벌금을 3000만원이나 물도록 뇌물을 쓴, 그것도 서울의 초중등 교육을 관장하는, 최고의 도덕적 인격을 요구하는 교육감 직을 사기 위해 부정선거를 치른 죄인이다.

    그런 범죄자는 살아남아서 교육감직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는 그 범죄행의를 한 사람에게서 돈을 받은 사람에게는 징역을 몇 년 ‘때리고’ 벌금도 몇 억을 매긴 것이다.

     이런 판결이 있던 무렵 사람들은 아주 황당해 했다. 그래서 “이거 좀 우습지 않아? 이런 판결도 있는 거야?”하며 사람들은 모여 앉기만 하면 그렇게 입을 모았다. 그날 우리가 모인 자리에서도 그랬다. 모두 입을 어이없음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그 자리서 한 친구가 불쑥 이렇게 말했다.
    “그 판결이 무슨 메시지를 위한 것인지 알아?  뭘 말하기 위해 그런 판결을 내린 것인지 그대들은 모르겠어?”
    “…?”

    평소에 별로 말이 없던 좌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얼굴에 시니컬한 웃음까지 띄며 그렇게 말하자 사람들은 좀 어리둥절했다.
    “그 곽 노현이란 죄인은 바로 좌파가 밀어준 사람이지. 좌파 후보 중에서 여론 조사 1위도 아닌 자였는데 그 자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 박 아무개를 사퇴시킨 것은 좌파 그룹이었잖아. 그렇게 좌파들이 짜고서 박 가를 사퇴시키고  밀어붙인 결과 당선된 게 곽 노현이거든.”
    “…”
    그거야 다 아는 일이다.

    “그런 공모 행위를 저버리고 그것을 폭로한 박가를 혼내주려는 것이 첫째 보복 메시지이고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협박한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인 거야. 좌파들이 공모해서 꾸민 일에 배신을 때리면, 이런 보복이 갈 줄 알아라. 다른 놈들도 잘 봐 두어라. 이런 짓 하면 이렇게 혼내줄 터인즉 알아 두어라. 좌파의 결의는 그렇게 무서운 것이니 잘들 봐 두어라. 그런 거지.”
    “듣고 보니 그러네.”

    좌중의 우리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다소 두려운 얼굴이 되는 사람도 있었다. ‘협박’은 어디서나 아주 잘 먹혀든 셈이다.

     돈을 받은 죄를 준 죄보다 어마어마하게 더 물려서 징역을 옴팡 살게 되고 벌금도 곽노현보다 7.8배 더 물게 된 박이라는 사람은 판결을 받고 나서야 억울하다고 너무 억울하게 당했다고 감옥에 찾아간 가족을 붙잡고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그런 대목에서 박 씨는 이런 말을 했다.
    좌파 진영에서 곽 노현을 위해 이로운 발언을 해야만, 박도 그나마 조금이라도 유리한 판결을 받을 것이니 그런 현저한 노력을 보이라고 설득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노력을 했더니 그것을 곽에게는 그것이 유리한 빌미가 되게 하고 정작 박 씨에게는 그것이 한층 불리한 작용을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통탄스럽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모임의 한 사람이, 박이라는 사람이 곽노현의 판결을 유리하게 하는 내용이 든 진정서 같은 것을 받아 보았다고 한다. 그와 옛날 동료 교수들은 모두 그런 문서를 접했던 모양이다. 협박하고 회유하고 그리고 그 결과를 뒤집어서 이용해먹고.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 한 행적이 드러난 셈이다.

     곽이라는 사람이 국가 기관인 인권위원회에 관계하던 시절에 좌파 진영을 위해 혁혁하게 세웠던 공로도 그 자리에서는 열거되었다. 규정을 고치고 더러는 규정을 묵살하고 좌파의 뜻대로 운영이 되도록 하는 일에 뛰어난 지혜를 발휘하여 수많은 ‘업적’을 쌓았으므로 기반이 탄탄했는데 박이라는 사람이 그것을 건드린 것은 큰 실수였던 셈이다.

    겁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무서운 집단.

    조폭보다 견고하고 기술이 능란한 좌파 조직의 아성을 한나라당이나 순해빠지고 게으른 보수 우익 세력이 발뒤꿈치만큼 인들 짐작하겠는가.

    보수 여권이 바보여서 사태가 이렇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것의 결과가 나라를 수렁 속에 빠뜨리고 국민을 힘들게 하고 시대를 후퇴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일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깨달아야 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생각이 있고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선봉자들이 할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국민이 협박당하고, 국가가 위기에 빠지고, 억장이 무너져서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범죄 같은 사악함이 사회를 혼미하게 하는 세력의 정체를 뻔히 눈 뜨고 보아야 하는 괴로움은 우리 몫이다.
    지금은 그저 지켜보는 일이라도 각자가 제자리서 할 수 밖에 없다.
    지금으로서는 그것 밖에 생각나는 방안도 없다.
    슬프다.

    송정숙 논설고문/뉴스파인더www.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