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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보다 스무살은 더 별 볼일 없었다”

온다 리쿠의 장편소설

입력 2012-01-12 16:00 수정 2012-01-12 16:20

무료한 학창 시절 남몰래 자신만의 글을 쓰기 시작한 아야네.
대학 4년 내내 재즈밴드 동아리 활동에 심취한 마모루.
뜻밖의 계기로 평범한 회사원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하지메.
각자의 길을 걷게 된 세 사람이 회상하는 청춘의 한 장면 속에는
그들의 앞날을 미리 보여준 불가사의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신간 『브라더 선 시스터 문』은 대부분 10대 학창 시절이 무대였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한 걸음 더 나아가 20대 성인이 된 세 남녀의 회상과 성찰을 담담하게 그려낸 연작 장편소설이다.

언제까지 거슬러올라가야 할까? 그 순간을 다시 만나려면……
회상과 환상을 넘나드는 옛 기억의 불가사의한 교차로

고등학교 동창이자 같은 대학의 다른 학부로 진학한 동갑내기 친구 세 사람이 각자 소설, 음악, 영화에 심취해 보냈던 시간을 돌이켜보며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안에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영화의 장면과 대사들이 있고, 괴짜 선배와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고, 우정과 사랑의 경계를 애매모호하게 넘나드는 설익은 연애가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셋이서 ‘헤엄치는 뱀’을 목격한 불가사의한 경험과, 낡은 영화관에서 함께 본 이탈리아 영화 <브라더 선 시스터 문>이 이들 기억의 교차지점으로 등장한다.

“가까스로 돈을 벌게 되었고 이제 사사건건 다른 사람에게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되는데,
왜 또 그 재미없기 짝이 없는 학창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인가?”

「그애와 나」는 여대생 하면 떠오르는 발랄하고 세련된 이미지와 거리가 먼 무료한 대학 생활을 보내온 니레자키 아야네의 이야기.

뚜렷한 목표 없이 그저 책 읽는 것이 좋아 대학교 문학부에 진학한 그녀는 소설을 통해 근대문학의 문호들과 함께하는 나날을 보내며, 동경하던 스무 살이 되고 나서도 변함없이 시시하기만 한 일상에서 눈을 돌려 남몰래 자신만의 글을 쓰기 시작한다.

문학소녀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비밀스러운 소망, 남들에게 선뜻 말하기 부끄러운 글쓰기에 대한 동경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아야네의 독백은 마치 온다 리쿠 본인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실적이고 진솔하다.

『브라더 선 시스터 문』문학동네 펴냄, 174쪽, 11,000원

작가 온다 리쿠는

미스터리, 판타지, SF, 호러 등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주로 환상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그는 아련하고 사색적인 청춘 군상을 그려내는 데도 정평이 나 있는 작가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과 서점대상 수상작이자 국내에 온다 리쿠 붐을 일으킨 대표작 『밤의 피크닉』, 많은 이들이 작가의 베스트로 꼽는 『흑과 다의 환상』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더불어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발하는 학창 시절의 낭만이 가득한 작품이다.

기이한 비밀을 간직한 가상의 학원제국을 그려낸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황혼녘 백합의 뼈』는 온다 리쿠만의 색채가 듬뿍 담긴 특별한 학원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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