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30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전했다.

    김 부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사한 지 13일 만으로,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 공식승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또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김 부위원장에 대한 첫 공직 추대다.
  • ▲ (서울=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할아버지를 빼닮은 손자의 대관식" 29일 오전 11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를 위해 열린 중앙추도대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코멘트다. 부친의 모든 권력을 일사천리로 물려받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대회에 단추가 두 줄로 달린 검정색 코트를 입고 등장했다. 이 코트는 김일성 주석이 6·25전쟁이 끝난 뒤 즐겨 입던 모델로 알려져 있다. 김 부위원장은 전날 열린 부친 영결식에서도 같은 코트를 입었다. 권력기반이 불안정한 그가 김 주석의 카리스마를 활용하기 위해 할아버지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귀가 드러나도록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도 김 주석의 젊은 시절과 비슷하다. 사진은 영결식에서의 김정은 모습(왼쪽)과 김일성의 젊은시절(오른쪽).
    북한은 이번 결정이 김 위원장의 '10월8일 유훈'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유훈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앙통신은 "정치국 회의에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이 참가했다"며 "회의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모셨다는 것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전체 참가자들은 일어서서 열광적인 박수로 환영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도 1991년 12월2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6기 19차 전원회의에서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다.

    2010년 4월 개정한 북한 헌법 제102조는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김 부위원장의 국방위원장도 겸직도 조만간 이뤄질지 주목된다.

    정치국 회의에서는 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강성국가 건설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킬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도 채택했다.

    중앙통신은 "결정서는 김정일 동지를 우리 당과 혁명의 영원한 영도자로 높이 우러러 모시고 불멸의 혁명업적을 길이 빛내어 나갈 데 대해 강조했다"고 밝혀 김 위원장 신격화 조치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또 "결정서는 김정일 동지께서 지펴주신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이 온 나라에 타번지게 해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킬 데 대해 언급하고 해당한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으나 과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앞두고 당 중앙위·중앙군사위 공동구호도 심의해 '위대한 김일성조국, 김정일 장군님의 나라를 김정은 동지따라 만방에 빛내이자' 등의 구호를 발표했다.

    북한에서는 매년 새해를 맞아 당 구호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연말에 이를 심의해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부위원장 체제의 공고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구호에는 '적들이 감히 불질을 한다면 청와대와 침략의 본거지를 불바다로 만들고 조국통일의 력사적위업을 기어이 성취하자'는 등 호전적인 대남구호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