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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마침내 ‘쇄신의 닻’을 올렸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오전 상임전국위원회에서 10명의 비상대책위원의 임명을 의결 받고 오후에는 당사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가 비상대책위원들의 공식적인 첫 상견례인 만큼 위원 한 사람씩 돌아가며 각오와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는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이 거침없이 뒤따랐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비대위원은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제 성향이 어떻다는 것을 분명히 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려면 기존의 제도적 정당들이 국민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변화를 가져와야만 한국정치의 발전이 있고 일반 국민들의 삶이 향상된다. 우리나라의 시스템으로 봤을 때 한나라당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변해야만 국민들이 안정적인 바탕 속에서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개인적인 소신”이라고 말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우리 정치는 불신의 대상이다. 한나라당이 이 기회에 쇄신해 진실과 정의, 상식이 통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 중 최연소인 이준석(26)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는 “제가 참여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한나라당가서 트위터 아르바이트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당당히 의견 말하겠다. 20~30대 배정된 쿼터가 아니라 대학등록금, 저소득층 주거문제가 진실되게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난 2007년부터 교육자원봉사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열고, 온-오프라인에서 어려운 가정 아이들에게 무료과외를 제공하고 있다.
아동권리 전문가인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도 “국가는 아동과 젊은이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들이 미래에 확신을 갖도록 정책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대학에서 30년 넘게 강단에 서서 내린 결론은 젊은이들이 가진 꿈을 마음 것 실행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드는 게 과제”라고 했고 벤처 1세대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도 “젊은 청년부터 장년까지 포함해 일자리 만드는 정책과 제도에 대해 울분이 많다”고 밝혔다.
비대위원 자리마다 배치된 문건도 눈에 띠었다. 크게 당헌‧당규집, 비대위원 프로필이 있었다. 당헌당규는 외부 비대위원 대다수가 정당정치와는 거리가 먼데다가 비상대책위원회의 권한과 목적에 대해 설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4년 간 당 쇄신‧분석-나꼼수 분석’이라는 문서도 비대위원자리마다 놓여 있었다. 정당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동안 큰 인기를 누려온 인터넷방송인 ‘나는 꼼수다’를 해부, 논의해보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당내인사인 쇄신파 김세연 의원은 “쇄신을 위해 몸 던진 김성식, 정태근 의원이 당으로 돌아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같은 쇄신파인 주광덕 의원도 “정당인, 법조인을 내려놓고 오직 국민의 대리인이 되겠다”고 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비대위원들이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설수 있는 '정책 메신저'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새 희망을 일구기 위해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부터 가동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발탁된 인사들이 개혁성향 정치인부터 젊은 벤처 기업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색을 지닌만큼 위기의 한나라당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