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없는 투표지 덧쓰고 … 수기 오류 속출추가 용지 요청 … 대기표 돌리고 숫자 덧칠주진우 "선관위 총체적 부실 관리 규명해야"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 이전부터 도장 누락과 중복 교부, 무번호 투표지 사용 등이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투표록에는 투표지 추가 요청에 대한 '무응답'과 '수기 작성 오류' 등이 기록돼 선거 당일 극심했던 혼란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투표록에 따르면, 투표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는 선거 당일 각종 관리상 오류와 현장 혼선이 반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 의원은 투표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 대상인 선관위 투표록 일체를 확보했다. 자료에는 서울 광진·강남·동작·송파·서초구 투표소 기록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송파구는 현재 올림픽공원 봉쇄 시위로 확보가 어려운 일부 투표소를 제외하고 총 52개 투표소의 투표록을 제출했다.

    특히 혼란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 잠실2동 제6투표소와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록 '특기사항'에는 투표지 부족 사태 이전부터 발생한 각종 사고와 대응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는 오전부터 투표사무원 착오로 투표지가 2매씩 교부된 사례와 투표관리관 도장이 누락된 채 투표지가 교부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후 오후 2시53분 투표지가 238매만 남게 되자 추가 교부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오후 4시35분 투표지가 모두 소진되면서 투표가 중단됐다.

    투표록은 이 시점까지 비교적 정돈된 필체로 작성됐지만 추가 투표지가 도착한 이후부터는 급하게 메모를 남긴 듯한 기록이 이어진다.

    오후 5시59분에는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 50매 배달함. ×2 (∴100매 수령)"이라고 적혔고, 오후 6시17분에는 "수기 기재 용지 오류 다수 발견. 투표관리관 도장 누락돼 교부된 사실 몇 분간 지속된 이후 알아차림"이라는 기록도 남았다.

    추가로 공급된 투표지에 일련번호를 수기로 기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으며 도장 누락 사실까지 뒤늦게 확인되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됐던 것으로 보인다.

    잠실7동 제2투표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 투표록에는 오전부터 바닥과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가 발견돼 이를 '공개된 투표지'로 처리한 뒤 투표함에 넣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오후 3시30분쯤 투표용지가 220매밖에 남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뒤 오후 3시45분 추가로 200매를 요청했고 오후 4시46분 투표를 일시 중단한 뒤 대기 중인 유권자들에게 대기표를 발급해 안내했다고 적혀 있다.

    이 투표소도 오후 5시39분부터 추가 투표지를 수령해 일련번호를 수기로 기재하며 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록에는 잠실 우성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안내 방송의 내용과 횟수도 상세히 남아 있었다. 

    대기표를 받고도 오후 8시35분까지 투표소를 찾지 않은 인원은 '17명'으로 기록됐는데, 숫자를 여러 차례 덧써 수정한 흔적도 확인됐다.

    주 의원은 "투표록에 무번호 투표지, 도장 누락, 수기 오류 등 현장 혼란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국민 참정권이 침해된 만큼 선관위의 부실 관리 책임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