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공산당의 부활 밖에서 
      
    요새 대한민국에서 발간되어 배달되는 일간지를 새벽마다 받아서 읽는 사실은 어쩌면 한국인의 정신 위생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의구심을 갖게도 됩니다. 이 나라의 현직‧전직 공직자들 중에는 몇 억 씩 해먹은 놈들이 왜 그리도 많습니까.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국민의 살림을 맡아서 꾸려나가야 할 정당들도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는 점이 너무 많습니다. 한나라당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선 당명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듯한데, 문패만 바꿀 것이 아니라 이 집의 주인과 식솔도 몽땅 물갈이해야 한다니, 한나라당은 대통령 한 사람을 내보고 그것으로 막을 내려야 할 모양입니다.

    새로운 이야기의 꽃은 차기 정권을 노리는 야권의 울타리 안에서 피어나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노무현 씨가 어느 해엔가 대통령으로 일본엘 다녀온 직후 “일본에 가보니 ‘공산당’이 합법적으로 존재하는 데 참 부럽더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노 씨의 그 꿈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이라는 예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야권을 통합하는 마당에 새로 작성하는 ‘강령’에서는 ‘법치’니 ‘시장경제’니 하는 진부한 낱말은 다 빼고 ‘한‧미 동맹 해체’나 ‘주한 미군 철수’ 같은 ‘참신한’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나는 무릎을 쳤습니다. “이젠 됐다” 그것은 정말 ‘신당’인데 ‘통합민주당’같은 낡은 당명을 청산하고, 일제하에 박헌영을 비롯, 이강국‧이주하‧김삼룡이 이끌던 ‘조선 공산당’이라는 간판을 내걸어야 한다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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