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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진표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자 손학규 대표가 만류하고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가 제대로 한판 붙었다.
9일 국회 정상화 여부를 놓고 의원총회에서 논의하던 도중 일어난 일이다.
전날 전국 지역위원장 회의에서는 위원장들이 육탄 격돌을 하더니 이날은 아예 의원끼리 맞붙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정 최고위원은 ‘XX’라고 욕설까지 했다. 이를 지켜본 다른 의원들은 혀를 찼다.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12일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키로 합의한 것이 이날 싸움의 원인이었다.
오전 최고위원회의 내내 촛불집회 운운하면서 김 원내대표의 경질을 요구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오후 열린 의총에서 또 다시 “당 쇄신 차원에서 원내대표가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에 열을 올렸다.
이에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일정까지 합의한 게 아니라 임시국회 소집만 합의한 것”이라고 원대대표단의 입장을 설명하자, 정 최고위원은 “그런 얘기 들을 필요 없으니까 내려와”라고 언성을 높였다.
노 원내수석부대표는 “왜 발언을 못하게 하느냐”고 즉시 반발했고, 정 최고위원은 “내려오라면 내려올 것이지 말이 많냐”며 고성을 질러댔다.
발끈한 노 수석원내대표는 “내가 언제 당신 얘기할 때 내려오라고 한 적 있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정 최고위원은 “원내지도부가 당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노 수석부대표는 “정 최고, 당신이 당을 망치고 있다”며 맞섰다.
정 최고위원은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내려와, 이 XX야”라고 욕설을 퍼부며 자리에서 일어나 노 수석을 향해 걸어 갔다. 다른 의원들이 말려 몸싸움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양쪽으로 갈라진 다른 의원들도 설전을 벌였다. 문학진 의원은 “해머로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라고 했다. 장세환 의원은 “등원 결정은 한나라당에 산소 호흡기를 대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김동철 의원은 “원내대표가 그 정도 협상도 못하느냐”고 했다. 강창일 의원은 “사퇴까지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상황을 지켜보던 안민석 의원은 “막장 드라마, 망나니 집단”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기꺼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 원내대표는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총의를 모은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는 안민석 의원의 말마따나 한 편의 막장 드라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