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일 저녁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 3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배우 박해일과 김한민 감독이 레드카펫을 지나고 있다.   ⓒ 고경수 기자
    ▲ 25일 저녁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 3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배우 박해일과 김한민 감독이 레드카펫을 지나고 있다. ⓒ 고경수 기자

    '훈남' 박해일이 삭발한 채 청룡영화제에 나타난 까닭‥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이끼'에서 각각 마을이장과 유해국 역을 맡아 연기 대결을 펼쳤던 배우 정재영과 박해일이 바톤터치(?)를 했다.

    박해일은 정지우 감독의 신작 '은교'에서 70대 시인으로 변신할 예정. 1년 전 정재영이 시도했던 노인 역에 이번엔 젊은 패기로 뭉친 박해일이 도전한 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번에 노인으로 분할 박해일이 정재영보다도 7살이 어리다는 점이다.

  • ▲ 25일 저녁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 3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배우 박해일과 김한민 감독이 레드카펫을 지나고 있다.   ⓒ 고경수 기자

    당시 정재영이 노역(老役)을 맡았을 때에도 영화계 일각에선 "무모한 도전"이라며 이를 만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특수 분장과 정재영의 탁월한 연기력 덕분에 영화 '이끼'는 개봉 이후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고른 호평을 받았다.

    특히 노인으로 완벽 변신한 정재영의 모습에 국내 영화계의 분장 수준이 이 정도까지 발전했느냐는 감탄과 찬사가 뒤따랐다.

    하지만 정재영 보다도 젊은 박해일이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분장 실력이 탁월하다고 해도 '동안'으로 유명한 박해일이 늙게 보이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거란 반응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재영은 얼마 전 핸드프린팅 행사장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자신은 이끼 촬영 당시 4시간 가까운 시간을 분장에 할애했는데 박해일은 그 보다 2배 이상의 시간(8시간)이 걸린다고 혀를 내두른 것.

    정재영의 말이 맞다면 제작진은 그 어느 때보다 박해일의 분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리다.

    이쯤되면 정작 영화의 내용보다 박해일의 '노인 싱크로율'이 얼마만큼 나오는지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 ▲ 삭발한 박해일   [사진=SBS 화면 캡처]
    ▲ 삭발한 박해일 [사진=SBS 화면 캡처]

    '운'은 박해일이 먼저 뗐다.

    그는 지난 25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2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최종병기 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중절모를 벗는 '삭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박해일은 "기가막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하루 10시간 가까이 분장을 하는 등 배우가 쉬운 직업은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고통까지 감내라하고 주시는 상으로 알고 감사히 받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날 TV화면을 통해 박해일의 삭발한 모습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뭘 해도 멋있다", "진정한 프로..", "삭발한 모습도 잘 어울려요", "다음 작품 정말 기대된다"는 다양한 댓글을 남기며 박해일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

    박해일이 삭발 투혼을 불사른 영화 '은교'는 박범신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70대 시인 이적요(박해일)와 17세 여고생 은교(김고은), 30대 제자 서지우의 삼각멜로를 담은 영화다. 내년 1월 크랭크업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