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후보론 대두..대선 파괴력 `주목'
  • 최근 이른바 `안철수 제3신당설'이 한국 정치권에서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에서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후보 추대운동이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연방정부 재정적자 감축 방안 등을 둘러싼 정쟁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게 이런 움직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을 비롯해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뉴저지 주지사,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 등이 제3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이들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아메리칸스 일렉트(Americans Elect)'라는 초당적 정치단체가 제3후보론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단체는 지금까지 무려 2천200만달러를 모금한 데 이어 내년 6월 후보 선출을 목표로 이미 미시간, 플로리다 등 9개 주(州)에 투표함을 설치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미국의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이 온라인 전당대회를 통해 네티즌들의 인터넷 투표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단체의 최고책임자인 칼릴 바이어드는 "유권자들은 기존 정치권의 무능에 실망하고 있다"면서 제3후보 선출의 취지를 설명했으나 제3당 창당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3후보 추대운동은 최근 뉴욕 월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령시위', 보수성향의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 등의 풀뿌리 정치운동과도 맥락이 닿아있어 차기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랄프 네이더가 제3후보로 출마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전례가 있는데다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실제 후보가 나올 경우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양당 정치의 시스템이 공고한 미국에서 제3후보의 파괴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대선주자인 론 폴 하원의원이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제3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