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한-칠레 FTA 통과 설득차 국회 방문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대표외 정당 대표 참석,논의
  •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5일 국회를 찾는다. 당초 11일 오후 방문에서 미뤄졌다.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를 거쳐 박희태 국회의장이 이 대통령에게 연기를 요청했다.

    15일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이뤄지면 2008년 2월 취임 이후 세 번째다. 주요 정책의 국회 통과를 위해 여야 지도부를 설득하러 여의도를 찾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 야당 지도부가 참석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손 대표는 11일 회동에는 불참키로 했었다. 민주당의 불참 명분은 "여야간 원만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나온 말이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식 제의,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방문해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는 것은 국가 원수의 기본적 의전도 아니고 야당, 국회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다 민주당은 15일로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5일 대통령 방문을 맞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야당 대표가 불참 의사를 표명했다 하더라도 국회에가 기다리겠다는 청와대의 의지에 민주당이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찾은 현직 대통령을 무작정 앉혀 놓을 경우 질 정치적 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15일 국회 방문이 성사될 경우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 현직 대통령이 여의도를 찾는 모양새가 된다. 극히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처음은 아니다. 가장 가까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찾을 수 있다. 2004년 1월8일의 일이다. 방문 형식과 목적이 이 대통령과 아주 닮았다.

    노 전 대통령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위해 당시 국회를 찾았다.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 처리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노 전 대통령도 세 번째이자 법안 통과를 위한 첫 번째 국회 방문이었다. 취임 첫해인 2003년 4월과 10월, 국회 국정연설과 시정연설을 위해 찾은 다음이었다.

    그러나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 이대로 민주당 손 대표가 최종 불참하게 된다면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현재 야당인 민주당은 이 대통령과 얼굴을 맞대지 않겠다고 하고 있지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했다.

    노 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박관용 국회의장도 적극 협조해 각 당 대표와 현직 대통령의 국회 첫 회동이 성사됐다.

    노 전 대통령은 당일 김근태 원내대표의 영접을 받아 국회의장실로 들어섰다. 의장실 앞에서 기다리던 박 의장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민주당 조순형 대표,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과 만났다.

    박관용 의장은 "헌정사에 특별한 일로, 시정연설 등이 아닌 일로 국회를 찾은 최초의 대통령"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추켜 세우기까지 했다. "아주 좋은 기록이며 정책협조를 위해 국회를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한-칠레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여야가 협조해 줄 것을 적극 설득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도 농업인 피해를 주장하며 칠레와의 FTA 체결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나라당 농촌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119조원 규모의 농업 종합대책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며 협조를 바랐다.

    한-칠레 FTA 비준안은 결국 2004년 2월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34명중 찬성 162표, 반대 71표, 기권1표로 통과됐다. 본회의 의장석을 점거하고 명패를 집어 던지고 하는 일도 없었다. 투표는 별 충돌 없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결과는 압도적인 찬성이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11일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밀어붙이기의 명분 쌓기이자 사실상 한나라당에 단독처리를 지시하는 효과밖에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야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