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샷 통합전대 '빨간불'

야권이 통합정당 출범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장 내달 17일 '원샷' 통합 전당대회를 제안한 상태지만 통합 파트너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특히 당 내부의 차기 당권주자들은 공개적으로 반발, 독자 전대 개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손학규 대표는 오는 13일 통합 연석회의 출범을 위해 '참여 세력'과 접촉을 잇따라 갖고 있다. 이와 맞물려 통합 전대에 반발하는 당권주자들을 만나 협력도 구하고 있다.

손 대표는 원샷 통합전대를 통해 단일대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에서 1차적으로 전대를 치른 뒤, 야권세력과 통합 전대를 치르는 '투샷' 방식을 도입할 경우 민주당 새 지도부가 통합에 미적지근하게 나선다면 통합이 엎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손 대표는 야권통합이 '지분 나누기'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통합전대를 통해 단일대표를 뽑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면 자칫 통합정당의 리더십이 공고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세력 간 마찰이 빚어질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민주당 전대를 준비해온 당권주자들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10일 "통합 협상이 잘못될 경우를 대비해 통합전대와 민주당 전대를 동시에 준비하는 '투트랙' 접근을 해야 한다. 현 지도부만이 통합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도 "법적으로 정당의 통합과 해산에 관한 결정은 전당대회만이 가진 권한이다. 민주당은 독자적인 전대 개최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독자전대를 추진하는 원내외 인사들의 모임인 '임시전당대회 추진위원회'는 지난 9일 모임을 갖고 민주당 전대를 요구하기 위한 서명작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당헌 상 대의원의 4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전대 개최를 요구할 수 있다. 이들은 내주 초까지 서명작업을 마무리 한 뒤 전대 개최를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대상인 혁신과통합도 야권통합의 필요성에는 인식을 같이 하나 '원샷' 통합전대에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통합전대 방식은 기본적으로 연석회의에서 논의할 사항인데 제 세력이 통합정당에 참여한다는 원칙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탈당파, 국민참여당은 '진보 소통합' 논의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1일 통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