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 앞두고 이미지 대결당찬 여성 vs 편안한 옆집 아저씨
  • ▲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항상 정장에 단정한 패션을 고수한다. 반면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공식 일정에서도 타이를 잘 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식 선거 운동을 앞두고 양 측 후보의 이미지 메이킹 대결도 재밌는 관전 거리다. ⓒ 뉴데일리
    ▲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항상 정장에 단정한 패션을 고수한다. 반면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공식 일정에서도 타이를 잘 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식 선거 운동을 앞두고 양 측 후보의 이미지 메이킹 대결도 재밌는 관전 거리다. ⓒ 뉴데일리

    13일 서울시장 재보선 공식 선거 운동 시점을 앞두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이미지 대결도 흥밋거리다.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을 꿈꾸는 나 후보는 ‘당찬 여성’의 대명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최초의 무소속 서울시장을 노리는 박 후보는 IBM, MS, 구글 등 거대 회사 속에서도 꿋꿋이 IT 시장을 선도한 스티브 잡스를 이미지 메이킹하고 있다.

    여성인 나 후보가 항상 슈트 차림의 굳건하고 대쪽 같은 이미지를 선택한 반면, 박 후보는 캐쥬얼 스타일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나 후보 선대위 측은 나 후보가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을 당당히 깨고 집권여당의 준비된 후보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선대위의 관계자는 "여성에 대한 편견의 벽을 뛰어 넘었다는 점에서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여장부’ 같은 당찬 스타일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서 배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미 공화당의 유력 여성 정치인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만나 여성 리더십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도 이런 이미지 메이킹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오는 13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 현장 유세를 통해 ‘힐러리 클린턴식’의 당당함을 본격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박 후보는 전 세계 IT업계 혁신의 아이콘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9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10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면바지와 재킷을 걸친 캐주얼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홀로 1시간 동안 마이크를 잡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잡스가 신제품 출시 때마다 보여준 옷차림과 발표 형식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도 지난주 "(잡스와) 동지적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나는 늘 기존 생각을 뛰어넘는 대안적 상상력을 만들어 왔다. 서울에서 그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 선대위 대변인인 송호창 변호사는 "어떤 일에서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러 똑같은 방식이 반복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게 잡스의 철학"이라며 "인권변호사에서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을 거친 박 후보의 궤적도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