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기싸움 팽팽, 朴 학력 문제 도마羅, "대통령 내곡동 사저신축, 납득할 설명 필요"
  • 시종일관 화난 듯한 모습이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벌인 두번째 KBS TV토론에서 박 후보는 전날 SBS 방송 토론에 이은 나 후보의 공격에 '발끈'한 모습을 보이며 공방을 벌였다.

    지난 TV토론에서 상대방의 약점만 공략했다는 지적을 받은 탓인지 이날 양 측은 주로 정책검증에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중간중간 도덕성 논란을 빚을 수 있는 핵심 이슈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 ▲ 1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왼쪽)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토론회 시작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1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왼쪽)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토론회 시작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박원순 서울대 학적 해명, 나경원 대통령 내곡동 사저 입장표명

    박 후보는 각종 저서에 서울대 사회계열이 아닌 법대로 기재해 논란을 빚은데 대해 "당시 사회계열을 다녔다"면서 "입학후 1년 있다가 법대도 가고 정치학과도 가고 하는데 그 사실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늘 사회계열을 다녔다고 말했고, 사회계열과 법대의 차이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제적후 1980년에 복학 통지서가 왔는데 안 다니고 단국대를 갔다. 나는 학교 차이에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신축 논란과 관련, 과거 야당 대변인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신축 비판 논평을 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잘 기억이 안나는데 봉하마을 신축과 관련해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게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곡동 사저신축과 관련해) 실질적 사정이 있겠지만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도덕성ㆍ공약 상호검증 치열

    주도권 토론에서 나 후보는 `아름다운 재단'의 론스타 후원금을 문제 삼으면서 "박 후보가 목적이 정당하면 절차와 수단은 정당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는 것 같은데 선진국일수록 절차와 수단의 정당성이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박 후보는 "목적과 수단의 절차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후원금을 돌려줬다"고 반박했다.

    이어 핵심공약인 무상급식과 관련해 두 사람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박 후보는 "무상급식에 대해선 이미 주민투표에서 시민의 의사가 확인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초등학교 5, 6학년 심지어 중학교에 이르기까지 연차적으로,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 후보는 "전면적 무상급식은 반대한다.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한 것은 전면적 무상급식도, 단계적 무상급식도 채택되지 못한 것을 뜻한다"면서 "다만 다시 주민투표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충분히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정'평가에 대해선 나 후보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세계 9위로 껑충 뛰었다. 다만 전시행정은 중단하고 한강르네상스 사업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고, 박 후보는 "도시경쟁력 9위라고 하면 아무도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콘크리트나 하드웨어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과 미래에 투자해야 진정으로 도시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두 후보는 일자리대책과 강남북 균형발전, 서울시 부채대책, 임대주택 건설 물량, 재건축ㆍ재개발 등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웠다.

    서울시의회의 공공서비스요금 인상에 대해선 나 후보는 "시민의 물가고통이 심해 생활물가 부분은 가급적 억제하겠다"고 말했고, 박 후보는 "물가와 전세난으로 생활이 어려운 데 지금 올리는 게 적절한가 싶다"고 지적했다.

    토론 말미에 두 후보는 "불안한 동거로 예측할 수 없는 공동정부에 서울시를 맡기겠느냐, 아니면 책임있는 정당후보에 맡기겠느냐"(나 후보), "20여년동안 정치인 출신이 시장을 맡았는데 새로운 변화를 원하면 저를 선택해 달라"(박 후보)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