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철회는 당명"이라는 지도부의 말에....사실상 '재신임' 당 개혁 동력 얻었으나 앞길 험난
  •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사퇴 논란이 1박2일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손 대표는 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가 아직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영광으로 알고 남은 책무를 완수하겠다"며 사퇴 철회 의사를 밝혔다. 

  •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표직 사퇴 철회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표직 사퇴 철회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손 대표는 "저의 사퇴 표명으로 당과 시장 선거, 저에 대해 염려해주신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60년 전통의 제 1야당이 (서울시장 선거)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당 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면서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손 대표가 하루 만에 마음을 바꾼 것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사퇴 철회'로 의결된 당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 대표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당의 고문, 중진, 선배당원, 의원들이 사임을 극구 만류했다.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이 직접 집을 방문해 사퇴철회는 당명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를 끝까지 승리로 이끌어야 하고 남은 임기 동안 야권통합과 당의 혁신에 매진하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손 대표는 "제가 과연 막중한 소임을 계속 맡을 수 있는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 책임지는 정치인으로서 뜻을 뒤집는 것이 제가 가진 신념과 어긋난다는 점에서 고심을 거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의 사퇴를 수용하지 않는 당의 뜻이 손학규를 위한 것이 아니며, 남은 책임을 완수함으로써 당과 민주진보 진영 전체에 대한 헌신을 명하는 것인만큼 이를 무겁게 여겨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사퇴 의사 번복의 배경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사퇴 해프닝'을 겪으며 소속 의원 및 당 원로들에게 재신임을 받아 훼손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단일후보 경선 이후 제기될 수 있던 인책론에서 벗어나 오는 1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서울시장 선거 지원과 야권 통합 논의, 당 개혁 등에 주력할 동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손 대표 사퇴 해프닝이 벌어진 1박2일간의 민주당 모습은 지난해 경기지사와, 지난 4.27 김해을 재보선에 이어 이번 서울시장까지 후보를 내지 못한 '불임정당'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이런 양상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내년 대선에서 강력한 야권 주자를 내세우지 못할 경우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