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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한층 좁아졌다. 3일 진행된 야권 서울시장 통합경선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패배하면서 타격을 입게됐다.
올해 말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손 대표로서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지지율을 반등시킬 임기 중 마지막 기회였다.
야권 경선은 흥행몰이를 이뤘다. 지난달 정치권을 휩쓴 '안철수 신드롬'에 한때 당 후보조차 내기 힘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의 절박한 상황이었던 터라 의미는 더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1야당이 후보를 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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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영선 후보는 손 대표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손 대표는 당 경선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던 박 후보를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또 당내 경선에서 박 후보가 승리하자 국정감사도 뒤로한 채 초등학교와 재래시장, 노인 급식시설 등을 함께 찾았다.
손 대표는 우선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박원순 후보는 그간 경선 과정에서는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권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민주당 입당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가 된 이상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입당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다.
박원순 후보의 입당 여부와 무관하게 당내에서는 민주당 후보 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손 대표의 당 장악력도 상당 부분 약화되면서 당 차원의 박원순 후보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권통합에서 민주당의 '맏형' 역할도 험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과 통합 등 민주당 외부의 발언권이 강화되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통합론이 힘을 잃게 돼 통합논의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박원순 후보가 본선에서 패배하는 경우다. 손 대표는 책임론과 동시에 향후 행보를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박원순 후보가 입당 후, 승리를 거두더라도 민주당은 '반쪽짜리' 승리인 만큼 손 대표에 대한 비주류의 공세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가 본선에 나가지 못함으로 손학규 대표는 진퇴양난에 휩싸이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