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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변호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수피아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발표한 뒤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박원순 단일화’라는 돌발변수에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맡고 내년 대통령 선거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나서는 이른바 ‘역할분담론’이 설득력 있게 흘러나오고 있다.
출마설만으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차기 서울시장 1위로 꼽히는 등 안 원장의 지지율이 확인된 터였다. 그런지라 이번 출마 포기가 사실상 대권행보의 출발점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안 원장의 관심이 애당초 대권에 있었다는 관측이 많다. 지지율 1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한 것은 대권행보를 위한 수순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 원장이 이미 큰 틀에서 대권가도에 올라섰다는 관측도 있다. 소모적인 정치공방과 갈등, 폭력의 구태를 되풀이하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가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에서다.
이 때문에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안 원장의 비중이 일약 야권의 대선주자급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온다.
하지만 오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지 못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선 단일화 효과의 향배를 예단하긴 어렵다. 안 원장은 이날 세종문화문화회관에서 박 이사와의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최종 확정된 뒤에도 안 원장이 직접적으로 선거를 지원하지 않을 경우 단일화 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박 이사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후보에게 밀릴다면 안 원장이 선거지원의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 그의 양보는 박 이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박 이사가 '뜨지' 않는다면 선거 유세판에 발을 디밀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상황으로 미뤄보면 안 원장이 지원 선언을 하고 나설 시 선거판을 흔들기에는 충분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박 이사의 한자릿 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일거에 유력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신 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은 박 상임이사의 지지율이 3∼9%밖에 안 나오지만 인지도 높은 인물과 연대하면서 20% 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박 이사가 ‘안풍(安風)’을 등에 업고 바람몰이를 할 경우 현재의 양당 구도를 허무는 것은 물론 결과에 따라 기존 정치질서의 재편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 판도까지 크게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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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6일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발표에 앞서 열린 정몽준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안 원장이 극구 부인하는 것과는 달리 제3정당이 만들어질 경우 총선 국면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탈세력이 합류할 수 있고 이는 기존 정치지형의 지각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는 이번 선거결과의 승패에 따라 정국의 주도권이 바뀌는 것은 물론 전체 판세까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각 정당이 이들의 단일화 발표에 맞춰 전략수정에 착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한나라당은 초반의 ‘여-야-無’ 3자 대결구도가 종국에는 민주당 후보와 박 이사의 막판 단일화로 ‘여-야’ 내지 ‘한나라-무소속’ 양자 대결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과 박 이사 측은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 뜻을 같이하고 있으며,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지지율이 높은 후보로의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황식 총리, 정운찬 전 총리,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들이 나름 한계를 안고 있다고 보고 거물급 인사를 중심으로 ‘대항마’ 찾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