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일정 총리 등에 맡기고 다차(별장)행 제안의례적인 행사 생략하고 '속 깊은 얘기 나누자"
  •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의전이 파격적이다. 통상 관례를 깬 대접이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예정에 없이 이 대통령에게 아스타나 인근에 있는 자신의 다차(별장)에서 오후를 보내자고 제안했다.

  • ▲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아스타나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연합뉴스
    ▲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아스타나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연합뉴스

    24일 오후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25일 밤에 떠난다. 사실상 이날이 카자흐스탄에서의 마지막 날인 셈이다. 기왕이면 공식 오찬과 같은 의례적인 행사를 생략하고 정상간에 `속 깊은' 얘기를 나누자는 취지였다.

    양 정상은 오전 공식환영식에 이어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나머지 행사는 총리 등에 맡긴 채 곧바로 다차로 떠났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우리 대통령들은 4년 동안 4번이나 만났다. 이 대통령의 배려로 우리 두 나라의 경제 관계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3년 동안 양국 경제 협력이 크게 향상됐으며, 이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화답했다.

    갑작스런 별장 행으로 이 대통령과 카림 마시모프 총리 간 오후 잡혔던 면담은 오전으로 앞당겨 열렸다.

    마시모프 총리도 이날 양국 기업간 체결한 이티라우 석유산업단지 건설을 언급하며 "양 정상간의 개인적인 신뢰와 친분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도착해서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4시간가량 비공식 만찬을 열고, 이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궁 구석구석을 다니며 소개하는 등 남다른 친밀감을 보였다.

    앞서 지난 2009년에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이 대통령과 `사우나 회동'을 갖고 보드카 폭탄주도 나눠 마시며 파격적인 대우를 해 화제에 올랐다.

    사우나 회동은 국빈을 대접할 때 최고 신뢰의 상징으로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전 대통령 등 몇몇 정상에게만 제안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