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교수 수요사장단 회의서 ´유머론´ 주제 강연
  • 삼성전자가 상품 가격폭락에다 경쟁사들의 집중 견제로 전방위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17일 열린 주례 삼성 사장단 회의가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몇달전에 확정된 강사의 강연 주제가 현재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방송작가 출신의 신상훈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를 초빙해 '유머가 이긴다'는 주제의 강의를 들었다.

    신 교수는 "웃음이 많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정서지능이 높다" 면서 "이는 부모들이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머는 인간의 두뇌활동 가운데 가장 탁월한 기능이고, 신체적으로도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혼자 웃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으며, 혼자 연습하는 것이 어색하다면 CCTV라도 보면서 웃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이나 조직이 힘든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긍정적인 태도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예전에 비행기를 탔는데, 항공사 측의 착오로 예매한 좌석을 잃은 적이 있는데, 사과하는 승무원에게 화를 내는 대신 유머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밝게 응대했더니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옮겨주더라" 며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또 "바뀐 좌석에서 마침 소속대학 총장을 만나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잘 풀린 경험이 있다"면서 "사소한 문제에 화를 내지 않고 웃음으로 답한 덕에 안 좋은 일이 좋은 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신교수는 이어 인간을 '빨대형 인간'과 '깔대기형 인간'으로 나누면서 기업에 필요한 인재는 깔대기형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빗물을 그대로 내려보내는 빨대보다는 빗물을 담아 쉽게 모을 수 있는 깔대기처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포용력과 긍정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이 지금 위기를 겪고 있더라도 '좋은 일로 가는 출발점'이라고 보고 웃으면서 넉넉한 여유로 헤쳐나가자는 뜻의 당부를 전한 셈이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일 것 ▲내가 먼저 웃을 것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내가 먼저 망가져서 상대방을 무장해제시켜볼 것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질 것 ▲기본을 지킬 것 등을 제안했다.

    강사 섭외와 강의 주제는 통상 강의 몇 개월 전에 이뤄지지만, '위기를 긍정의 힘으로 극복하자'는 이날의 주제는 현재의 삼성에 던져주는 메시지였다는 평가다.

    강연이 끝난뒤 홍보를 총괄하고 있는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이인용 부사장은 "신 교수가 강의 내내 긍정적인 말의 힘에 대해 강조했다"며 "생각이 복잡해지면 관계도 어려워진다는 것을 재미있게 풀어준 강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