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기사 제목은 '포털'의 유통구조 독점 때문"미디어가 너무 많다. 특히 1, 2인 미디어를 표방하는 이들"
  • 최근 스마트폰이 상용화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포털이나 인터넷 언론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인터넷 상에서 형성된 여론이나 문화가 오프라인과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터넷 이라는 매체가 갖는 익명성이라는 특성이 악용되거나, 비전문적이고 편파적인, 혹은 허위정보가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선진화 홍보대사 페이스북팀은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선진화 홍보대사 (이하 <선>) 구독료를 내고 보는 신문도 아니고 누구나 원한다면 볼 수 있는 인터넷 기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합니다. 다양한 형식의 광고 배너 등이 수입원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무엇을 수입원으로 하여 운영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 (이하 <인>) 실제로 인터넷 신문은 전적으로 광고 수입에 90%이상 의지합니다. 모든 인터넷 언론 매체가 그러하며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도 마찬가지이죠. 물론, 수익사업도 하지만 거기서 얻는 수입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이 뜨는 광고들이 매우 선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 관계가 다시 좋아졌어요", “OO팀 치어리더 살짝 숙였을 뿐인데”와 같은 문구들처럼 말이죠. 이러한 광고를 누구나 보게 된다는 점에서 미성년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데요, 대표님께서 어떤 조치를 염두하고 계십니까?

    <인> 저도 분명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인터넷 언론 매체의 수가 엄청나게 많고, 포털에 매여 있는 구조에서는 언론사가 통제할 수단이 사실상 없습니다. 언론은 포털의 ‘노예’ 신분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기사는 더욱 더 선정적이고 하향 평준화 되죠. 심의 규정을 만드는 데는 언론의 자유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심의 규정을 만들어서 통제해야 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정보 유료화 조치 의견도 있지만 사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여기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또 아직은 정보 유료화를 하기 위해 이끌어 갈 사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 <선> 우리나라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누리꾼들이 방문하는 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게시되는 뉴스 기사들은 기사의 중요성보다는 특정 언론사와 포털 사이트의 관계 즉, 자본의 투자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로 편향되거나 왜곡된 정보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는 우려도 듭니다. 이에 비해 ‘구글’과 같은 해외 포털 사이트에는 뉴스 기사가 게시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요. 포털 사이트 뉴스 서비스와 관련하여 언론사와 포털 사이트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뉴스 게시나 배치 문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 그 내막을 단정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들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포괄적으로 대답을 하자면, 포털 사이트가 뉴스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언론 환경을 왜곡시키는 근본적인 악순환의 고리입니다. 마이너스 구조인 셈이죠. 언론은 언론이고 포털 사업은 사업이어야 하는데, 포털 사이트가 언론사들은 교묘하게 네트워킹으로 묶어서 첫째로는 돈 장사에 이용하고, 둘째로는 정치놀음, 이념싸움에 이용해 먹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언론사들은 정상적인 언론 활동에 제약을 받고 포털사의 노예로 전락하고 그 경쟁구조가 점점 종속화 됩니다.

    왜 그럴까요? 포털에 노출되는 빈도에 따라 랭킹이 달라지고 그 랭킹에 따라 광고수입이 결정되니까 하향 평준화가 되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점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는 한국만의 아주 이상한 언론 구조입니다. 권위 있는 언론사가 고품격, 고품질 정보를 가지고 국민들의 여론을 형성하고 끌고 간다는 기능이 약화됩니다. 자기 고유의 상품성을 만들고 키워가면서 그것이 돈이 되어 시너지 효과로 서로 커가는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포털이 등장하면서 근본적으로 그 길이 막혀 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90년도 초반에 네이버가 처음 검색포털로 출발하면서 인지도, 광고효과를 노려서 뉴스 서비스 유치 노력을 했는데, 당시 반대했었습니다. 뉴스가 포털을 키워주는 미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죠. 선진국에는 이러한 구조가 없습니다. 선진국 자본주의 논리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에서 500명 기자를 고용해 질 높은 뉴스를 생산하고 단돈 몇 백 만원에 포털에 넘겨주는 것은 그들의 기준에서 몰상식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천박한 경쟁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은 포털에서 다시 빠져나온다는 것을 생각도 못합니다. 상대 언론사들은 거기서 장사하는데 혼자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이죠.

    현재 네이버의 매출은 어마어마한데,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주요 언론사의 매출은 점점 줄어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포탈이 지배하는 언론계가 한국의 실상입니다.

    <선> 그렇다면 대표님께서는 미국의 구글처럼 포탈은 포탈의 기능만, 언론사는 언론의 기능만 철저히 분리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인> 네. 그렇지만, 우리가 그렇게 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이미 너무 깊게 구조화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선>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에도 장점이 있지 않을까요?

    <인>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예로 든다면 90여개의 언론사들이 뉴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작은 언론사라도 큰 언론사와 동격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업체는 상대적인 혜택을 받는 셈이죠. 큰 업체와 함께 장사하면서 손님을 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선> 포털의 메인 페이지를 통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메일링 서비스로 전환한다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가 좀 더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 <인> 그것은 사업의 수익모델은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빨리빨리, 많이많이, 공짜’를 원하기 때문에 메일링 서비스가 한국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메일로 보내면 개인 영역으로 들어가는 ‘Private Service’가 되니까 대중에게 노출 빈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바람직한 방향이긴 하지만 실현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 대표님께서는 우리나라가 G20국가들 중 인터넷신문을 가장 많이 읽는 나라라고 하셨는데요. 아무래도 인터넷 공간에서는 화제성이 강한 것, 자극이 강한 것이 인기가 있고 그렇다보니 젊은이들이 단편적이고 수동적인 사고에 얽매이거나 정보에 편식을 하게 됩니다. 젊은이들이 보다 정보를 분별력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인> 우리나라 인터넷 신문에서 선정적인 기사의 수가 많은 이유는 언론과 포털간의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클릭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선정적인 문구나 내용의 기사를 담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니까요. 이런 기사를 자주 접한 젊은이들이 편협한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일종의 악순환입니다. 이러한 공급구조 하에서 소비자가 선택을 거부하면 문제는 해결되겠죠.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히 우리나라 국민들이 교양이 없고, 자기규제력이 약해서라고 몰아붙일 수는 없습니다. 악순환을 야기한 것은 공급측면이기 때문입니다. 유난히도 한국의 포털사이트에 선정적인 기사가 넘쳐나는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포털에 선정적인 기사가 넘쳐나는 현상의 원인은 미디어의 범람입니다. 한국에는 뉴스 미디어가 너무 많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뉴스 미디어를 표방한 1, 2인 미디어들이 많습니다. 이는 포털 사이트에 뉴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작은 뉴스미디어와 대형 신문사의 영향력이 동등해지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사회 구성원들의 이념이나 생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기능을 가져야 합니다. 고품격 지식 서비스 산업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한국의 경우 미디어의 범람으로 인해 모든 미디어가 저질화 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 일보 등과 같은 대형 신문사도 선정적인 기사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경쟁 시스템 때문이죠.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모든 신문사가 함께 포털에서 나와 각자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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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후기>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선진화 홍보대사들은 우리의 인터넷 문화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고 있지만 정작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그 이면에 대한 이해와 고찰이 부족하였음을 반성했다.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선진화 홍보대사들은 우리 국민들이, 특히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인터넷 문화를 이해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올바른 인터넷 문화, 깨끗한 인터넷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진화 홍보대사 이지은 김시원 이수정 설지원 김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