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원 요청에 따라 SNS 업체에 명령… 익명 비방·선전선동 근절될까
  • ▲ 지난 1월 초,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기간제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드러났다. 사건 가해자 가운데 한 학생은 '트위터'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욕설을 하며, 피해자를 모욕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 또한 '트위터'의 익명성을 믿은 행동이라는 분석도 있다. ⓒ채널A 관련사건 보도화면 캡쳐
    ▲ 지난 1월 초,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기간제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드러났다. 사건 가해자 가운데 한 학생은 '트위터'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욕설을 하며, 피해자를 모욕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 또한 '트위터'의 익명성을 믿은 행동이라는 분석도 있다. ⓒ채널A 관련사건 보도화면 캡쳐

    미국계 SNS업체 트위터, 페이스북.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SNS이자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받는다는 점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는 타인을 비난하거나 비방하는데 많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익명성에 기댄 악행’을 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재미 한인 매체 ‘US코리아뉴스’가 최근 美연방법원이 SNS 업체의 ‘익명성 보장’에 대해 내린 판결을 보도했다. 美연방법원이 한국 수원지방법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트위터’ 회원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할 것을 명령한 것이다.

    ‘US코리아뉴스’에 따르면, 2015년 12월 31일 美연방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조셉 C.스페로 판사가 美연방검찰에게 “현재 한국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 21부에서 진행 중인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트위터의 한국인 회원 성 모 씨에 대한 계정 정보를 파악해 한국의 해당 법원에 넘기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US코리아뉴스’에 따르면, 美연방법원이 트위터 회원의 신상정보를 넘기라고 명령한 사건은 2015년 3월 13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 21부(부장판사 전상범)에서 美법무부에 신상정보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전상범 판사는 “원고 측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한 피고 측의 책임 여부 입증에 필요하다”며 성 씨가 트위터 계정 등록을 위해 사용한 이메일 주소, 2011년 11월 16일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올라올 당시의 IP 주소 등을 알려달라고 美법무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전상범 판사의 이 같은 요청은 원고 측 법정 대리인인 ‘법무법인 어울림’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전상범 판사의 요청을 받은 美법무부는 마이클 T.파일 검사에게 사건을 배당했고, 파일 검사는 2015년 12월 30일 한국 정부를 대리해 美연방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관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파일 검사는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트위터’ 측과도 접촉해 “관련 정보 제공에 대해 이의가 없다”는 입장을 직접 확인한 뒤 美연방법원 측에 한미 간의 국제협약에 대한 美정부의 의무를 상기시키며 “만일 미국 정부가 한국에 유사한 정보를 요청했을 때 한국 정부도 분명히 응했을 것”이라고 주장해 법원을 설득했다고 한다.

    ‘US코리아뉴스’는 조셉 C.스페로 판사의 명령이 1970년 3월 18일 ‘헤이그 회의’에서 나온 ‘민사 또는 상사 분쟁의 해외증거 조사협약’에 의거한 국제법적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며,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US코리아뉴스’는 또한 “이번 판결은 한국 법원이 특정 개인의 신상정보를 美법무부에 요청한 것을 연방법원이 한-미 정부의 국제법적 지원협약을 법률적으로 해석, 요청이 합당하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라며, 향후 유사한 사건들에도 이번 판례가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US코리아뉴스’의 분석처럼, 한국 사회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명예훼손 관련 고소·고발 사건은 적지 않은 편이어서 향후 한국 사회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다 익명 정보를 제시한 뒤 계정을 만들고, 허위사실로 한국 정부나 우파 성향의 개인, 단체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종북 성향 인사들은 명예훼손뿐만 아니라 다른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사법 조치를 당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