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열대성 고기압 영향 서해안 따라 이동 기상청, 올해 1~2회 태풍 더 올 전망
  • 지난 6월 발생한 제5호 태풍 ‘메아리(MEARI)’에 이어 지난 7일부터 제9호 태풍 ‘무이파(MUIFA)’가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 그동안 영향을 미친 태풍이 남해와 동해를 주로 지나간 것에 반해 올해 발생한 태풍 ‘메아리’와 ‘무이파’는 서해상을 따라 북상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한 해 동안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보통 3~4회 정도. 태풍 경로 역시 그 때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메아리’와 ‘무이파’는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거의 같은 경로를 지나가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 ▲ 8일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에 제9호 태풍 `무이파'로 인해 전복 양식장이 강풍에 떠 밀려와 폐허로 변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강풍으로 인해 전복 양식장 30ha가 파손돼 해안으로 밀려들어 큰 피해를 남겼다.ⓒ연합뉴스
    ▲ 8일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에 제9호 태풍 `무이파'로 인해 전복 양식장이 강풍에 떠 밀려와 폐허로 변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강풍으로 인해 전복 양식장 30ha가 파손돼 해안으로 밀려들어 큰 피해를 남겼다.ⓒ연합뉴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서해안에 영향을 준 태풍의 수가 5개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또한, 그동안 서해안에 영향을 준 태풍이 시계방향으로 타원형을 그리면서 북상했지만 ‘메아리’와 ‘무이파’는 서해상에서 거의 수직으로 이동했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메아리’와 ‘무이파’가 서해상을 지나갈 당시 태풍 주변에는 열대성 고기압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런 기후적 영향이 서해상을 타고 북상하는 원인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 ▲ 제9호 태풍 무이파 진로.ⓒ기상청
    ▲ 제9호 태풍 무이파 진로.ⓒ기상청

    그는 이어서 “태풍 ‘무이파’의 경우에는 새로이 생긴 제10호 태풍 ‘므르복’이 오른쪽에서 세력을 잡은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주변 기상에 따라 경로가 유동적인데 지난 ‘메아리’와 ‘무이파’가 비슷한 기상여건이 조성되면서 서해상을 타고 북상하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 ▲ 제5호 태풍 메아리 진로.ⓒ기상청
    ▲ 제5호 태풍 메아리 진로.ⓒ기상청

    한편, 태풍의 경로는 비슷했지만 두 태풍의 성격은 조금은 다르게 나타났다.

    태풍 ‘메아리’는 당시 중부지방 장마전선과 맞물려 많은 비를 뿌린 데 반해 ‘무이파’는 기압이 낮고 풍속이 강해 바람에 의한 피해가 컸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한 두 차례 더 태풍이 국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해안 지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강한 태풍이 상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